왜 해외에서 마약을 범죄보다 치료를 하려 할까
지난 8년 간 스스로의 지위 회복 및 국민 기본권을 위한 온갖 소송의 개시와 부득이한 연루, 계속되는 억지 기소에 따른 재판을 겪으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각종 망상에 사로잡히는 상태가 되어 정신과 진료를 받아왔습니다.
길거리를 가면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는 것만 같고, 누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죽을 것이라는 심각한 공포와 함께, 검찰 및 사법권과의 다툼 및 저를 폄훼하는 사람들 외에 저 스스러와도 다툴 수밖에 없었죠. 강직성 척추염 및 만성 간염의 발병을 추적 관찰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인 고통이 훨씬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하거나, 환청이 들리고, 심장 박동수가 120회를 선회하며 손마디마다 굳어가는 등, 이렇게 죽는구나 싶은 순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죽는 게 낫겠다, 이런 생각도 솔직히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 스스로 발작하듯 정신과에 들어가 진료를 시작했고, 강제적인 수면을 위해 졸피뎀이라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오래 처방받아왔죠. 의약적으로 표현하면 향정신성 의약품이지만, 검찰에서는 이를 마약이라고 부르더군요. 유아인 씨도 이 약품을 과다 투약했다고도 하네요.
막연히 졸피뎀에 문제가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애써 이 부분을 부정해야 할 정도로 수면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해 복용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검찰에서 졸피뎀을 마약으로 규정해 소변에서 검출할 방법을 마련했다는 기사까지 나오면서 스스로 끊어보자 하다가, 버린 약을 다시 주워들을 때면, 이래서 이 약이 중독이라고 하는구나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고요.
정신과 진료를 받는 자체도 여전히 사회적 터부인데, 굳이 졸피뎀만을 지목해 마약이라며 검찰이 강조하면서 환자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을까, 검찰에 민원을 넣으니, 의사에게 적법하게 처방받는 환자들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오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렇더라도, 수면에 깊은 장애가 있어 주변에 말도 못 하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 조성이 없어질 것 같진 않더군요.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졸지에 중독자로 폄훼해 버리는 검찰과 언론의 보도 태도에 굉장히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계속 사회적 벼랑으로 밀어 넣어서 국가가 얻는 게 뭘까 싶기도 했고요.
마약 관련 법을 찾아보니, 국가에서 마약 중독자들에게 치료소를 제공해야 한다는 법률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관련 기관을 찾아 민원을 넣었는데 기사에서도 나오지만 2군데가 실질적으로 운용되고 있었습니다. 거의 치료소가 없다고 봐야 되는 겁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한 마약 중독자가 검거된 이후 유치장에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현재 한국에서는 구속하는 즉시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얼마나 복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어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네요.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마약 중독자의 경우 바로 병원으로 보내 확인하는데 한국은 이러한 절차가 없다면서 환자들을 바로 치료소로 보내자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술에 취한 환자 한 명을 상대하는데도 간호원 4명이 붙어야 할 정도로 과한 노동을 요한다고 이미 말하고 있고,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라면 그에 능가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 마약 치료소에 마약 검거자들을 보내자는 게 대안인 겁니다. 저는 마약 중독자 또한 국가가 치료해야 한다, 이 당위성에 대해서 아직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현 정부의 마약 사태에 의견을 덧붙이는 것이고요.
한동훈 장관 및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수사권의 축소로 인해 마약 중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도 단속이 쉽지 않다 주창하면서 엄격한 검거를 표방하였고, 그 결과로 엄청난 마약 중독자들 검거 기사를 매일같이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국가가 잡아들인 마약 중독자들은 사회에 해를 끼치기 전에 검거된 것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문제는 검거 한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가가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한국 감옥은 포화 상태라 인권위나 헌법재판소에서 권고하는 재소자 최소 공간마저도 보장하지 못하고 있어 시급하게 감옥을 더 만들어야 함에도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로 말미암아 전혀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약 중독자에 대한 강력한 검거에 따른 엄청난 구속을 뒷받침할 기본적인 제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거죠.
그거를 이번에는 보호소에 일단 넣어야 된다고 하는데, 운용하는 기관이 두 군데뿐인 겁니다. 마약 중독자를 잡았는데 어디로도 보낼 수가 없는 상황에서 현 정부는 오직 검거에만 목숨을 걸고 있으니, 언젠가는 결국 부작용이 발생하겠죠. 현 정부는 마약 중독자들을 잡아서 의사나 교도관들에게 떠미는 행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동훈 장관은 검찰총장이 아닌,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입니다. 법무부는 검찰처럼 마약 중독자를 포함한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범죄자의 개도, 인권에도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 한동훈 장관이 그 어떤 인권에 대해서도 발언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검찰 특유의 범죄자에 대한 깊은 냉소, 자신은 절대 아무런 범죄도 저지른 적 없다는 냉랭함만이 보일 뿐이죠. 물론 범죄자만을 상대하는 검찰이 그러한 경향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적 타성일 겁니다. 저도 몇몇 범죄자를 상대한 뒤로 그런 혐오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다행히 이제는 졸피뎀을 더 이상 처방받지 않고 수면을 취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설사 며칠 잠을 못 자더라도 너무 긴장하거나 불안에 떨며 심장 박동수를 세는 일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딘가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 망설이고 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죽지 못해 치료를 받는 자들마저도 중독자로 치부하며 결국 아무런 대책이 없는 국가에 아쉬워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망령에서 벗어나 진정한 법무부장관이 되어주기를 또 요청해 봅니다. (이 글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정당 대표가 되기 전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