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정치적 경향이 표면화되지 않은 이유
대략 15년 전쯤이긴 하지만, 중국에 살 때 개인적으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표면적으로는 자국을 칭송하다가도 진짜 친해지면 중국인은 믿을 수 없다며 반감을 가진 것을 토로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중국인들로부터 자문화 및 민족성에 대해 비판적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국도 표면적으로 알면 한국 문화에 자긍심을 갖는 것으로만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자국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죠.
특히 중국은 본래 본심을 잘 말하지 않는 민족성에다가, 공산주의를 겪으며 정부나 지배 개념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공공연히 숙청당해왔던 터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려는 의사 자체가 차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니 중국 문화를 칭송하고 타 문화를 배격하며 애국주의로 무장한 세력만 공개적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중국 자체가 마치 이러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것처럼 포장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한국도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사람들보다 극성 우월주의자들이 열렬히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천오백만 중국인 유투버가 김치를 중국 문화라고 하네 마네 이러는데, 우리 입장에서야 천 오백만이 면 인구 30% 정도 된다지만, 중국에서 천오백만은 한 동 수준이 될까 말까, 입니다.
중국이 체제나 지배 논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엄청나게 차단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중국인들의 이런 표면적인 선동에 한국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한국 김치가 얼마나 훌륭하면, 중국이 자국 문화라고까지 하겠습니까? 저는 중국 음식을 개인적으로 존중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중국은 역사를 통 털어서, 그 큰 나라의 권력을 언제나 지나치게 소세력에게 집중시키는 데에도 불필요한 권력을 낭비해 왔고, 이로 인해 내부에서부터 무너져왔습니다. 중국은 권력의 저항을 통해 분열을 겪을 때마다 느끼는 혼란에 대한 반작용으로 집권 세력이 되면 또다시 권력을 분산시키지 않으려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이런 반복을 부디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