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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영향을 주는 건 음식 말고 자세도 있죠

역류성 식도염 치유기

by 이이진

음식물을 넘기고 나서도 식도에 잔류감이 남아서 이게 뭔가 고민을 하다가 몇 개월 전에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고, 위산 억제제를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위산을 억제한다고 해서 근본 치료가 될 거 같진 않아도, 위산이라는 게 위안에서나 소화가 되는 거지 식도까지 역류를 할 경우 식도에 위험이 가해지기 때문에 일종의 식도 보호 차원에서 일단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위산이 위에 있을 때는 딱히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반면 (빈 속에 위산으로 인한 통증도 있긴 합니다만) 식도까지 역류하면 타들어 가는 통증이 있는 것만 봐도 위산이 식도에 위험을 가하는 것은 예상이 가능한 거죠.


개인적으로 저염식이라든가 정크 푸드 같은 식품이 위산의 역류를 초래하는 것 이상으로 현대인들이 책상에 구부리고 앉아 작업을 하는 반복 노동때문에도 역류성 식도염이 생긴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여러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18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문서 작업을 해야만 했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태어나 처음 겪는 등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자세를 바로 잡으려고 해도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 있는 상황에서는, 등은 구부정하고 배는 눌려 압박을 당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복부 압박이 강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즉 앉아 있는 상태에서 자세가 강제될 수밖에 없어 위가 항상 눌려 있기 때문에 위산 역류가 쉽지 않나, 위 근육도 피로할 수밖에 없는 거죠.


사실상 이렇게 장기간 고정된 자리에 앉아 있는 노동 형태는 최근에 발생한 것으로, 기존 노동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웠던 각종 사고나 고강도 노동이 주는 피로와는 다른 형태의 압박이 발생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는 없거나 드물었던 질병들이 나타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식도 신체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인간이 인간으로서 활동하기 위해 움직이는 과정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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