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가치 없는 갈등으로 너무 소모되는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
저를 지난 5년 동안 따라다니며 고소 고발한 여성을 제가 이번에는 고소하여 오늘 혜화경찰서에 진술서를 작성할 일이 있어 진술서를 작성한 후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엘 들렸습니다.
계산대에 외국인 여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라면이나 샌드위치나 사서 들어가야겠다 줄을 서고 있는데, 물건을 다 고르고 계산대에 도착하자 여전히 해당 외국인 여성이 있었으며, 아마도 한국 편의점 시스템인 1+1이나 2+1을 잘 모르다 보니까 계산대 직원이 계산을 하면서 이것저것 지시를 하여, 외국인 여성이 왔다 갔다 하느라고 계산이 늦어졌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좀 심하다고 저도 생각을 하고 있었죠. 가방에서 여권까지 꺼내고 절차가 너무 많더라고요, 대체 뭘 계산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줄을 설 즈음에 제대로 줄을 서지 않고 외국인의 맞은편에 서있던 남자가 기다리다 지쳤는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XX>이라고 욕설과 함께 계산대 직원에게 고함을 질렀고, 좀 늦어지긴 했으나 그게 XX라는 욕설을 들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 점원은 <왜 욕을 하냐>면서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담배 하나 계산해 주면 될 일을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다시 남자가 고함을 질렀고, 해당 여성 점원은 <순서대로 하는 건데 그렇게 저한테 욕하실 일이냐> 곧 신고가 들어갈 것처럼 갈등이 극화됐죠.
사실 이 점원은 해당 편의점에 꽤 오래 일을 한 상황이라 저도 안면이 있고 한 번도 불편하게 일을 처리한 적이 없을뿐더러 편의점도 항상 관리를 잘했었어서, 이번처럼 외국인과 오랫동안 결제 문제로 시간을 끄는 건 처음 봤던 터라 저도 의아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그렇다고 남자 손님처럼 다짜고짜 XX이라고 욕설을 하는 건 잘못이므로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다가,
<제가 봐도 계산이 너무 오래 걸린다, 저도 이 남자분 마음이 이해가 간다> 남자 손님의 입장을 두둔했으며, 그제야 남자 손님이 조금 사그라들더니 <그니까 빨리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다시 뭐라고 할 때쯤 제가 <이제 외국인 결제 끝났으니 마음 진정하시고 바로 결제될 텐데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손님 순서대로 결제했을 뿐인데 다른 고객에게 욕설까지 들은 상황에서 다른 손님인 제가 욕설하는 손님을 두둔하자 해당 점원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지 <제가 뭘 잘못했냐>고 이번에는 저에게 화살을 돌리기에, 이미 제 뒤에 서너 명이 해당 외국인 결제가 늦어져서 기다리고 있던 와중이라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일을 빨리 끝내야 될 때다> 대답을 드렸으며,
사실 저는 엄밀히 잘잘못을 말하자면, 편의점인데, 외국인이 대체 왜 여권까지 꺼내야 됐는지도 모르겠고 제 뒤로 서너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결제가 늦어지는 것도 이상했으며, 뭔가 복잡하게 결제할 일이 있다고 하면 외국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빨리 끝날 수 있는 다른 손님 결제부터 하는 게 맞다고 봤으며, 만약 외국인 결제를 어떻든 먼저 끝내자고 하면 뒤에 손님들에게 <외국인인데 이러저러해서 결제가 늦어지니 양해를 바란다, 욕설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냐> 설명을 했어도 된다고 보고,
게다가 이미 화가 난 남자 손님을 비난해 봐야 저까지 더 자극하는 것밖에 안 되고 그렇다고 가만히 보고만 있기에는 자칫 흥분해서 남자가 해당 여성 점원에게 달려들기라도 하면 일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일단 남자를 빨리 매장에서 나가게 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서 남자 손님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당연히 질서를 지켜서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는 게 맞지만, 내 신변과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혹은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차례를 지켜야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해당 여성 점원이 다치거나 더 심한 욕설을 듣고 불필요한 불쾌감에 직업 자체에 회의가 들 정도가 되거나 경찰이나 그 여성 점원의 아들까지 나타나서 큰일이 되지 않도록, 제 성격에 맞지도 않은 두둔을 해봤습니다.
당연히 질서를 지키고 순서를 지키는 사람을 우선하는 게 맞습니다만, 상대방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일반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가는 방향에서 공격적으로 행동한다고 할 때 본인이 물리력으로 맞설 수 없고 남자나 공권력을 동원해야만 한다면 한 번이라도 원만하게 해결하려 시도하는 게 비겁하다거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즉 내 신변을 위험하게 해도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어떤 일이라면 신변을 위험하게 하면서라도 막을 수 있겠지만, 동네 장사하면서 별 의미 없는 공격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고, 여하튼 저는 해당 남자분을 조용히 매장에서 나가게 하고 더 큰 갈등이 생기지 않게 한 것으로 제 목적은 달성했다, 다만 여성 점원은 여기까지 이해를 못 하더라만, 나중에는 이해할 거다, 이런 일이 있었다, 올려 봅니다.
안전을 위협당해도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고서야 위험하다 싶으면 조금 유연하게 행동하는 건 비겁이 아니라 현명이죠. 저도 젊어서는 참 위험하게 대응했으나 결과가 상당히 참담했어서, 드리는 말씀이니, 제가 현명하다 자찬한다, 이런 또 곡해는 하지들 마시고요.
여성 점원 AB 그리고 오늘의 진술을 받은 경찰은 B (중간에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