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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공통으로 용이 등장하니 용이 실제 한 것 아닐까

인류 공통으로 등장하는 아직은 증명되지 않은 기이한 현상들

by 이이진

이게 그러니까 선대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 1000년대 이전이나 이후, 전 세계 거의 모든 그림에서, 위대한(?) 사람은 머리 둘레나 뒷면에 원형의 띠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염의 형식으로도 그려져 있긴 한데, 이거를 광배라고 부르는 모양이네요. 당시를 지배했던 기독교, 가톨릭, 이슬람교, 불교 할 것 없이 위대한 사람의 머리 뒷면에는 광배가 그려져 있습니다. (모든 그림에 광배가 그려져 있진 않으나 광배가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 그림에 등장하는 게 포인트죠.) 그렇다면 실제로 인간 머리 뒷면에 광배가 존재할 수 있느냐 하면, 최근에도 사람들이 카리스마가 강한 사람을 보면 뒤에서 후광이 보인다고 하는 정도로는 가능하지만, 그림에서 묘사하는 것과 같은 광배가 존재하지는 않죠. 그렇다면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모두 동일한 광배를 그려 넣기 시작한 걸까요?


용이 거의 모든 인류사에 등장하므로 뭔가 그들이 실제로 본 게 아닐까라는 논리에 따르면, 인류가 그림에 공통적으로 광배를 그려 넣었으므로, 인류 모두가 공통적으로 위대한(?) 사람들에게서 물리 법칙을 넘어서는 어떤 빛(과 같은 실체적 형상)을 봤다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논리에 과학자라면 동의할 수 없겠죠.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인류에게서 귀신 또는 신 또는 영혼 또는 주술 또는 저주 또는 그와 비슷한 초현실적인 에너지(?)가 등장하나, 그렇다고 과학자들이 이를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광배니, (귀)신이니, 영혼이니 하는 것들은 명백히 인류 역사에서 종교, 인종, 문화, 시기를 떠나 공통적으로 등장하며, 현대 인류에 와서야 과학이라는 개념을 만들면서 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게 그 차이점일 뿐인 거죠. 그러나 아직까지 과학조차도 접근조차 못 하는 영역들이 상당하며, 그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인류 공통으로 만들어내는 어떤 증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그림들이 뭔가 개념에 대한 정립이 아니었을까 하는 가정을 해봅니다. 용(띠)만 해도 12 지신 중에 5 지신으로 가장 가운데 있으면서 형태가 비슷한 실제 동물인 뱀으로 이어지는 데, 왜 12 지신 가운데에 위치를 했냐는 거죠. 이게 만들어낸 어떤 가상의 존재라면 (다소 과학적인 입장에서) 제일 처음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인류 역사에서 무(없을) 즉 지금으로 보면 (가상의 존재)에서 유(있을)가 시작되거든요. 성경도 실제 세계가 무에서 유로 시작되며 코란도 그렇습니다만 코란은 지금 보니 천지창조 이전 천사의 세대가 있어 용과 같이 중간에 무(가상)를 넣었네요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심지어 과학도 아마도 무에서 유 개념이 나오곤 하죠. 실체가 없는 단지 에너지 (물질 관점에서는 없을 무)가 실체인 물질을 만들어낸 과정을 아직 과학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아시아 혹은 중국은 무(없다, 가상)의 개념을 어떤 다른 유 (있을) 개념끼리 잇는 그런 시도를 했어요.


신기한 것은 이런 상당히 어려운 개념 자체에 대해, 개념의 존재에 대해, 인종, 종교, 문화를 떠나서 모두가 동의를 했다는 것이고 (지금 같은 초연결 사회도 아닌 상태에서 어떻게 그렇게 동일하게 공유를 하는지 너무나 신기하고), 개념 간 차이가 없다는 게 아니라 개념 그 자체의 존재 여부가 공통된 것도 신기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 간 인종 간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도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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