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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내기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자기는 내기만 한다고 억울해하는 분들에게

by 이이진

세금에 대해서, 이게 뭔가 대단히 자기희생적이고 자기는 내기만 하고 받는 게 없다는 착각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아래와 같은 댓글 단 내역 옮겨옵니다.


이게 국가가 양육비를 받아서 준다는 게 개인이 다른 사람 (이혼했으므로 실질적으로 다른 사람) 재산을 찾는데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법으로 규정하면 개인의 여러 정보들을 강제로 조회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돈을 받아낼 수가 있어서 이런 주장들이 나온 거고요. 따라서 국가가 개인에게 특정 행위를 하려면 법을 제정하는 일이 선행돼야 하는 거죠.


그리고 세금 쓰는 걸 무슨 대단한 걸로 생각들을 하는데 코로나 터지고 지원금 안 받은 국민은 없는 것처럼 일단은 생존 위기에 놓인 사람을 구제하는 게 큰 틀입니다. 병원 가면 최소 몇천 원이라도 매번 지원받는 것도 세금이고, 자동차 몰면 도로 위를 달리는데 그 도로도 세금이고, 물건 좀 잘못 사면 어디 제소하는 것도 다 세금이고, 경찰 공권력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주민등록증 하나 발급받는 것, 집 살 때 받는 보조금도 세금이에요. 따라서 실질적으로 세금이 쓰이는 곳을 모두 감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종종 자기는 세금을 내기만 하고 받는 것은 없다, 이런 터무니없는 분들이 계시는데, 심지어 세금 신고도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생활하는 자체로 다 세금입니다. 애들 학교도 운영도 다 세금이고, 임금 못 받아서 찾아가는 곳도 세금인데, 그러면 애들 많이 낳은 사람이나 도로 위를 많이 다니는 사람이 세금 많이 쓰는 거냐, 이렇게는 생각들을 안 하죠. 예를 들어 대기업을 보면 세금도 많이 내지만 대기업이 잘못되면 수천억 지원도 일어나므로, 세금 많이 내면 경제규모가 크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좀 편하실 겁니다. 해외여행 자주 다니면 출입국 사무소나 공항도 다 세금이죠. 이거는 세금에 대해서 폭넓은 시각을 가지시라고 참고로 말씀드렸고요.


말씀하시는 것처럼 양육비를 국가가 일단 걷자면 국가 세금으로 또 독립적인 기관을 설립해서 국가 세금으로 공무원을 또 뽑아야 하는데, 국민들에게 세금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세금으로 이런 기관을 만들어서 그렇게들 싫어하는 (?) 공무원을 또 뽑아도 되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일단 정치인들이 선거철이라 워낙 바쁘기도 하고 일반 국민들도 관심 있는 사람만 관심을 두다 보니, 실질적인 논의도 안 이루지는 면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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