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까 주말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는데, 어제 일요일에는 피부과 진료가 있어 명동엘 나갔습니다. 요즘에는 피부과가 토요일에도 늦게까지 하고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등, 거의 매일 하더라고요.
명동 피부과 진료를 마치고 동대문으로 넘어와서 시장 조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려고 하자, 한 여성이 주문하는 저를 밀치고 (심하게는 아니었으나) 쓰레기통이 어딨냐고 점원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점원은 제 주문에 답을 하기 전에 해당 여성 질문에 먼저 답을 했죠.
뒤를 돌아보니 아이가 있는 것으로 봐서, 해당 여성은 한 아이의 엄마였던 것인데, 자기 아이가 보는 앞에서 질서 의식 없이 자기 문제부터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저에게 <뭘 좀 물어봐야 된다>며 양해를 구하고 본인이 필요한 걸 요구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이지 않고, 저를 굳이 밀쳐가며 자기 원하는 바부터 해결하려 한다?
이 여성뿐만 아니라 아이를 동반한 거의 모든 가족 동반 쇼핑객들은 자기 아이가 지나가는 길목에 제가 서있자 저를 밀치고 자기 아이를 보내기에 바빴으며, 제가 불쾌해 쳐다 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저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과연 부모가 질서 의식이 없는데, 아이에게 질서 의식이 자랄까, 학교나 사회에서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양보도 하고, 양해도 구하고, 때로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는 걸 배울 수나 있을까 싶더군요.
원래 그렇게 질서 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이고, 자기들도 당하면 불쾌할 일이라는 것도 모를 리가 없음에도, 아이가 생기고 오히려 더 철저히 지켜야 할 사회적 모범을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지키지 않으면서, 아이가 그런 질서 의식 속에 자라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죠.
노키즈 존이 달리 생기는 게 아니라, 아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양태를 인지하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