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가 다르면서 서로를 쉽게 이해하길 바라는 건 무리입니다
유튜브 숏츠를 보니까, 무슨 드라마인 것 같은데, 알바로 들어온 직원이 설거지를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불성실하게 일하고 이를 참지 못 한 고용주가 고함을 질러 내보면서, 이걸 참 교육이라고 하는 거 같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기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서로가 일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용자는 피고용자가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기본적인 성실함을 제공해 줄 것을 기대하고 피고용자는 가능한 한 빨리 본인이 원하는 업무로 가기를 기대합니다. 따라서 고용자는 피고용자가 업무 시작부터 다소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다음 업무를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훼손되고, 피고용자는 원하지 않는 업무의 종료 시점을 알 수 없어서 짜증이 나죠.
따라서 오히려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업무 분담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으면 업무에 지장 또한 너무 커서 감정의 골이 깊어집니다. 때문에 결국 작은 일로 상대방의 빈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빈번해지죠. 굳이 자기가 하는 일을 허드렛일이라고 폄하할 필요도 없고 그러니 쌍욕으로 쫓아낼 이유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카페에 사람을 고용하면서 카운터를 봐라고 했지만, 작은 카페라 자연스럽게 카운터 외의 업무인 청소, 정리, 메뉴 안내 등을 지시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피고용자는 카운터만 보기로 했는데 왜 이런 일을 시키지?라는 불만이 생깁니다. 고용자는 사실 아주 급박하거나 납득할만한 상황에서 지시를 했으므로 피고용자가 이를 불만 삼는 것이 다소 이해가 안 가겠지만 (예를 들어 주문이 폭주한 뒤 매장에 사람이 없으면 카운터 주문 외에 정리 정돈을 전혀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경우) 피고용자는 이런 지시를 수용했다가 나중에 더 일을 시키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하죠.
고용자 입장에서는 어떻든 하는 일인데 조금 더 가르쳐준다고도 하겠지만, 그리고 열심히 하는 만큼 보상도 간다 생각하지만, 이해타산이 빠르고 본인 업무의 구체성을 선호하는 사람은 이런 업무에서 갈등이 발생합니다. 즉 고용 계약 당시부터 가능한 세세하게 노동내용을 작성해 두는 게 좋고, 그러자면 고용인이 업무의 종류를 먼저 구체화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런 기본 틀을 알아도 인간이 본능적으로 감정과 신경전에 예민하기 때문에 닥치면 막말하고 고함지르고 그렇기는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