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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가죽을 벗기는 사회에서 대중 처벌은 어떨까요

지도자의 처분이 끔찍한 사회의 대중은 더하면 더하죠.

by 이이진

고대나 근대 이전에 범죄자나 어떤 심대한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온갖 기구를 동원해 죽이던 습성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프랑스혁명 때 왕비를 공개적으로 처형한 것도 따지고 보면 대단히 무섭고 비참한 거죠. 여성들이 남편 말에 대꾸만 해도 입에 쇠로 족쇄 채우던 습성도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이고요. (영화에서 재현한 모습은 식겁)


조선도 역모 꾸민다고 (입증도 거의 없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의 고문으로 역모 자백을 받아도 문제가 없던 당시) 개인 한 명도 아니고 그 개인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가문 자체가 멸문지화 당하고 그러다가 (자기 혼자 죽는다 하면 참겠으나 자기 때문에 가문이 멸문지화가 되면 너무 큰 고통이라), 근대 넘어서면서 범죄 자체가 과연 범죄냐 이런 의문들은 생긴 상황입니다. 그러니 처벌도 다소 모호해졌고 그러니 이제는 반대로 범죄자는 혐오스럽다, 다 없애자 이런 사람들도 나옵니다.


간통만 해도 예전엔 돌 맞아 죽을죄였으나 지금은 죄도 아니죠. 마약도 한국은 쳐 죽일 범죄 최급하나 선진국들은 대부분 중독 치료에 열중합니다만, 힘들긴 하죠. 어떻든 심지어 살인도 일부 국가에서는 허용합니다, 특수한 경우에. 따라서 뭐가 그렇게 사람 가죽을 찢어 죽일 범죄냐 하는 논의가 머물러 있어서 그리고 그렇게 가죽을 찢어도 그 범죄 자체가 나아지지는 않더라는 경험이 축적되다 보니 지금은 앞서 말했듯 처분 자체의 어려움에도 머물렀다 생각합니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판사가 잘못 판결하면 가죽을 벗겨 의자를 만들어서 아들을 앉혔다고 하면서 판사의 판결이 이만큼 중요하다고 하는 영상을 보면서 쓴 댓글인데, 판사를 찢어 죽일 정도의 사회라면 일반 국민들은 더 심한 처벌을 받을 텐데 그걸 한국사회가 과연 받아들일까 싶군요. 페르시아가 판사가 아닌 끔찍한 범죄자를 어떻게 처형했나 보시면 그들도 엄청나게 끔찍할 겁니다.


판사를 끔찍하게 처분하는데 국민을 왜 그렇게 하냐고 묻는다면 지도자들이 권력을 가지면 썩어서 그렇기도 하고(?) 이유는 다양하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걸 막기는 힘들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때문에 윤석열 하나로 사법부와 국가를 바꾼다는 접근도 답은 아닌 듯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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