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놈이 배신할 상인가
6억을 가지고 들어가면서, 얘야 나도 먹고 싶은 게 있을 때가 있는데 혹시 내 방에 냉장고랑 좀 둬도 되냐? 이 집 전기세랑 수도세는 이제 내가 내마, 하면 며느리도 뭔가 생각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그냥 드시고 싶은 거를 말씀을 주세요,라고 며느리가 이러면 매번 먹고 싶은 거를 요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럼 나도 들어가서 사는 거를 좀 생각해 보겠다, 하면서 합가를 고민해 보면 되죠.
덜컥 들어가 놓고 내 방식대로 살아라고 하는 건 내 방식을 모르는 며느리는 힘들죠. 들어가기 전에 상의를 해야 됩니다, 이런 상의 자체가 싫으면 혼자 사셔야죠.
내가 피같이 모은 아들 줄 6억 들고 들어가서도 자식집에서 먹고 싶은 사과도 못 먹는구나 하면 섭섭하고 분노도 치밀어 오르지만, 이 집은 며느리가 가꿔온 집인데 내가 또 관여를 하려면 며느리와 상의도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서로 편하죠. 원래 같이 살았으면 모를까 갑자기 같이 살게 되면 서로 생활방식을 맞추는 과정은 다 필요합니다.
내가 이 피 같은 6억을 너를 줄 거다, 이 눈으로 보면 이 놈이 그 돈 받아서 배신 때릴까, 이런 관점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죽기 전에 다시 아들하고 시간을 보낸다 하면 같이 상의하는 과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보면 고생고생해서 돈을 모은 분들이 자식을 대할 때 이놈이 어떤 놈인가 찔러보는 분들이 있어요. 억지로 찔르면 누구나 고함을 지르는데, 고함지른다고 나쁜 놈 이러면 안 되죠. 자기가 억지로 찔러놓고 고함만 지적하는 부모들 상당히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