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서 제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흑화는 되더라도 나쁜 유혹에는 마치 잘 견디는 것처럼 저 스스로를 미화한 것 같아 덧붙이는 글입니다. 계속 포스팅을 해왔지만 저는 청소년기부터 20대 중반까지 상당히 문제적으로 살았습니다. 20대야 독립된 성인이니까 스스로 책임을 지더라도, 청소년기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상당히 많이 했고 동기들에게도 영향을 줬죠.
제가 왕따를 당했고, 살아남고 싶었고, 당시에는 폭력이 정당화됐으며, 나를 지지하는 애들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학년 전체를 위해서 희생했기에 나도 억울하다는 여러 이유로 당시의 제 방황을 두둔한다고 하더라도, 저의 폭력적이고 반항적인 행위로 인해 고통을 받은 동기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각종 매체에서 청소년기 방황에 대해 언급하고 학폭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나올 때마다 애써 저 스스로를 변명하고 다시 새롭게 살 기회를 줘야 한다 외쳤지만, 마음 한편에서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피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제가 죽을 때까지 이 불편하고 미안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당시의 나를 돌이켜봤을 때 나름은 정당했고 그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은 절망적인 기분으로 걸어간 방향이었지만, 저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지 않은 강하고 선한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저는 저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하고 또 악해질 수 있는 지를 체감하여 그런 부분에 대한 미련이 많이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담배니, 술이니, 술자리니, 클럽이니, 나이트니, 락카페니, 폭력이니 음담패설이니, 뭐니 저니, 이미 온갖 음지의 것들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난 뒤에 남은 게 허무함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흑화가 되더라도 굳이 그 길로까지 가지 않는 것이며, 또 그 길로 가지 않기 때문에 돈을 억지로 추구할 필요가 없어 가난에 가까운 청빈으로 살뿐인 겁니다. 저는 실수나 잘못은 하더라도 두 번은 안 합니다. ^^
남은 건 음지의 것이 아닌 양지의 것 그러니까 명성이나 부유함을 갖고도 과연 내가 흑화 되지 않을 것인가 인데, (생각보다 부와 명성이 흑화를 주는 경우는 상당합니다.) 명성은 아주 조금이나마 가져봤는데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흑화보다 더 강렬하지 않나 싶고 예전에는 그로 인해 자유 의지가 침범되는 듯한 놀라운 경험도 하였으나 과연 명성이 없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최근 많이 합니다. 이 부분은 또 나중에 포스팅하게 되면 올리겠습니다. 명성을 얻으려고 난리(?) 치는 분들이 가끔 이해도 되고요.
저는 실수, 잘못, 유혹, 분노와 같은 온갖 부정적인 것들을 가능한 젊어서 경험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일단 사회가 상당히 용인해 주었고 특히 당시에는 기록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 이렇게 살아남았지 싶습니다.
모든 공감:
1
이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