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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3년 한계를 보여줄까

by 이이진

네이버나 다음 등 "한국형" 검색 엔진의 성공에는 한국인 특유의 인터넷 사용 방식과 한국적 정서를 앞세운 마케팅의 만남이 성공적이었던 데 있었다고 봅니다. 사이버 세상이 일종의 새로운 영토로 인지가 되면서 한국은 이 영토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내심의 욕망이 있었고, 그 욕망을 발판 삼아, 한국인들이 선호할 법한 서비스를 제공한 덕에 실제로 한국은 한국형 검색 엔진을 성공시킨 거죠. 보시면 알겠지만 다음이나 네이버의 마케팅에는 <외국 것들 (외국 검색 엔진)에 맞서 한국의 것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식이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과 네이버의 성격을 만들어내는 실제 유저들에 대한 보상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글이나 정보 공유가 전문직이 아닌 사람으로서는 블로그 혹은 카페 등을 운영하자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다음이나 네이버에서는 이들에 대해서 거의 보상하지 않는 탓에 이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벌기도 했던 거죠. 네이버가 앞세운 (파워) 블로거들이 허위 매물을 판매하거나 사기를 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결국 사장에 이른 것,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데에는 그들이 자체 생산하는 콘텐츠로는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꽤 찬 것이 다름 아닌 구글 애드와 이어서 나오는 유튜브입니다. 처음 구글이 한국에 정착할 때 소문인지 진실인지 네이버나 다음에 있는 양질의 정보를 가진 블로그들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고, (실제로 여전히 다음과 네이버를 통해야만 검색되는 한국 블로거 글들은 상당하고) 이러한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 구글은 한국에서 정착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또한 일부 사이트들은 구글의 메일이 스팸 처리되는 등의 문제로 구글은 한국에서 사라질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죠.


그런데 이런 구글에게 기회가 온 것이 네이버와 다음이 갖는 정치색 논란이 일면서부터입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자체 선택한 콘텐츠들을 화면에 깨알같이 배열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면서 본인 사이트들이 추구하는 성격을 전면에 드러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네이버와 다음이 정치적 힘을 띄면서 유저들을 호도한다는 오해(인지 사실인지는 별개로)와 각종 논란, 심지어 잦은 검찰 소환을 받았죠.


반면 구글은 화면에서 모든 콘텐츠들을 제외하여 유저들로 하여금 검색 당시 아무런 배경을 갖지 못하게 하는 한 편으로 유저가 검색한 내용만 검색된다는 인식을 만들기에 이른 겁니다. 즉 구글은 정치적 중립 혹은 검색 기능에만 충실하다는 인식과 함께 구글에서 만든 블로그에 글을 올릴 경우 애드샌스라는 광고가 붙으면서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인증 글들이 올라오며, 유저들이 온갖 정보를 스스로 올리는 구조가 된 거죠. 이 방식의 효용을 깨달은 구글은 유튜브에도 그대로 적용하여, 유저들이 유튜브만 잘해도 소위 말하는 부자가 될 수 있게 하면서, 현재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꿈꾸는 직업이자 유저와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성공시켰습니다.


기사에서 보듯이 한국은 대기업으로 자라고 나면 그 기업이 일어나기까지 희생하거나 같이 한 사람들에 대해서 보상하기보다는 기업의 지배 구조를 강화하고 경영권을 독식하기 위하여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구조적 한계를 항상 보이는데, 다음과 네이버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결국 대표가 구속 수사를 받는 전철을 또다시 밟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업 구조가 단단해지는 것은 기업의 주식 몇 주를 더 갖거나 모 기업을 소유하는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을 아끼고 지원하며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항상 기업이 성장하고 나면 사라집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구글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검찰이나 경찰의 조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덕분에 유저들이 말 그대로 온갖 정보를 올릴 수가 있게 된 반면 (유튜브에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음과 네이버에 가해지는 잦은 검열과 지나친 통제 그리고 다음과 네이버 또한 자신들이 수익을 주는 경우에 그 진입 장벽을 너무 높게 함으로 인하여 (다음과 네이버에서 유료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모두 탈락한 경험 및 카카오의 이모티콘 승인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자유로운 표현이 제한되는 것 등) 콘텐츠가 소위 말해 진부해진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도 재활용하는 시대인데 다음과 네이버, 그리고 카카오는 너무 꽃길 콘텐츠만 공유하길 원하는 것 같고, 재활용될 쓰레기가 설 자리를 아예 배제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좋은 정보는 유저들이 선택하게 하는 것이지 다음이나 네이버, 그리고 카카오가 만들어 배포하는 방식은 진부합니다.


덧붙여서 플랫폼이라는 것은 결국 유저들이 만드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네이버나 다음 그리고 카카오도 어떤 경영 방향을 갖고 있는 건지 현재로서는 묘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유저들에게 어떻게 수익을 돌려주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줄 건지, 네이버나 다음이 한국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떠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자면 특정 국가 기관에 복속하기보다 유저들을 보호할 방법은 있는지, 과연 이런 필요성과 구글 혹은 유튜브의 성공 이유를 연구는 하고 있는지, 그런 철학과 방향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네요.


물론 구글과 유투버도 온갖 사람들이 모이자 정치가 시작되고, 차별이 시작되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정보들도 나타나는 과정에서 온갖 갈등이 시작되고 있긴 하나, 이 부분은 또 너무 길어지므로 다음에 언급하기로 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있으나 이 역시 길어지므로 나중에 기회 되면 언급하겠고,


기업이 지나치게 지배 구조에 올인하여 경영권 확보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그 철학과 정신으로 진짜 유저들을 지배하고 본인들도 지배당하기를 바라봅니다. 어떤 신 사업도 결국 경영자가 수사받고 3년형에 집행유예 5년 받는 그 관행도 이제는 좀 지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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