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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pr 12. 2024

사실 소송은 증거입증만 하면 이깁니다만

증거 입증 방식을 변호사 시험으로 배우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2014년도 변호사 시험에 나온 문제라서 지금은 좀 바뀌었을 것 같은데, 사실 실제 소송에서는 지금 제시된 문제처럼 모든 증거가 입증이 된 경우 이상으로 증거 자체를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에 보면 이미 사례자가 혈중 알코올 농도가 측정이 됐거나 형법 문제에서는 명의를 빌려준 것이 입증된 상태에서 불법 도박장까지 적발이 된 것에 법을 적용하는 문제들이 나왔는데, 실제 범죄에서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측정이 완료된 상황에서 다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거의 없고 아니면 명의를 빌려준 것을 서로 부인하며 범죄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태반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나 명의 도용, 불법 도박장 개설이 문제처럼 확실하게 입증된 상황에서 할 일은, 검사나 판사의 경우 양형 구형이고, 변호사의 경우 초범이니 봐주라거나 이런 겁니다. 뭐 더 할 게 없습니다, 이미 증거가 완벽하면. 지난번 제 경우처럼 증거가 있어도 판사마다 이상할 정도로 다르게 판단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드물고요. 


심지어 문제에서 가상의 법률을 적용하여 문제를 풀도록 하였는데, 가상의 법률을 왜 적용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오히려 어떤 가치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게 유효할 듯하며, 소송해 보면 알겠지만 증거 입증에서 다들 어려움을 겪고 이에 실패하여 패소하거나 기소되는 게 태반이라서, 이런 방식으로 증거가 명확하다는 가정 하에서만 법률에 접근했다가 실제 의뢰인을 상담하거나 범죄자를 만났을 때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가령 이혼소송에서도 의뢰인의 주장 그대로를 믿고 진행했다가 상대방의 반대 증거를 보고 재판장에서 패닉이 오는 변호사들이 있는 것을 보면, 사실 재판은 거의 증거 다툼이고 재판을 이긴다는 건 증거 입증을 잘하는 거라고 보면 되는 거라서, 앞으로 변호사나 이런 분들을 선임할 때 증거 입증을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 지네요. 


보니까, 그 과정은 아마 재판을 하면서 배워가지 싶습니다. 따라서 이런 법정 경험 자체를 나누는 방법을 간구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위법이 될 거 같아서, 일단 사업자 신청을 하고 결과를 보고 나서 또 절차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상에서 말싸움을 해보면 알겠지만 <나는 네가 이 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에 싸움이 나지, 서로 한 말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다른 차원의 다툼이 발생하는 거죠, 그런데 이 시험에서는 그 부분은 없네요. 문제 자체가 사례형이긴 하나, 증거 입증 자체를 시험에서 테스트하기는 어렵지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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