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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마약중독자라도 실제로 보면 평범할 겁니다.

마약중독자는 괴이할 거라는 편견이 주는 위험

https://youtu.be/FtcFrMwVPCU? si=pQGk3 b5 Qm5 L_7 uiy


우연히 마약 중독으로 감옥까지 간 사람을 알게 됐는데 실제로 만나보면 방송에서 나오는 것처럼 흉악하고 기괴한 사람이 아니라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히려 친절한 면도 있고 본인이 나름 어두운 경험을 하다 보니까 사고도 열려 있는 것 같고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에 <내가 괜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물론 어느 순간 중독자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여하튼 처음에는 일반 친절한 사람 같습니다. 


여기 계신 의사분들은 중독이 심해져서 살인이나 범죄, 죽음에 이른 이후에나 중독자를 보므로 그들이 심각해 보이겠지만, 일반 수준에서의 중독자 혹은 유경험자는 제가 생각했던 그런 모습 혹은 방송에 나오는 것과 같은 끔찍한 모습은 전혀 아니었으며 마약을 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마약을 하면 안 된다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보여주는 등 신뢰를 가질 만한 모습이었습니다. 


판사가 재판에서 느닷없이 감치 결정을 해서 법정 구속이 돼 감옥을 갔을 때도, 감옥에 가면 바로 의사 상담을 진행하는데, 마침 마약 중독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저와 같이 의사 진찰을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자기가 마약으로 왔다는 그런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참회의 행동을 보이는 등, 처음 보는 사이에서 숨기기 급급한 그런 가식이 없어서 놀란 적이 있었죠. 물론 이미 감옥에 와있는 상태니까 뭘 숨기고 그럴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으나,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슬퍼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약이라는 게 별 거 아닌 거 같다>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정상인인데? 이런 느낌이랄까?


대표적으로 사이비 종교나 다단계를 믿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걸 경험할 수가 있는 데요. 예를 들어 사이비 종교를 믿는다고 해서 무슨 정신병자나 의지박약 한 사람인가 했다가, 생각보다 도덕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에 편견을 내려놓으면서 오히려 가까워지는 그런 경향 비슷한 거죠. 편견이나 두려움, 악의적인 인상을 막연히 가지고 있다가 막상 그 사람들을 상대해 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대부분의 사람은 오히려 호의적으로 변합니다. 정상적인 종교나 정상적인 다단계 회사도 있기야 하겠으나, 악명 높은 사이비나 다단계에서도 초반부터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사람이 느끼는 외로움에 접근을 시도하며 결국 해당 사이비나 다단계에 중독 증세나 의지가 시작돼야 본질이 보이는데, 그때는 이미 늦죠. 


요즘에는 SNS로 익명으로 마약을 전달받는다고 하는데 분명 그 방에 들어가 보면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마약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게 될 거고, 너무 아무렇지 않게 그런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너무 마약을 특수한 걸로 본 거 아닌가, 다들 아무렇지 않게 하고 그냥 잘들 사는데?> 이런 식으로 흐르기가 쉬울 겁니다. 거의 헐값에 그냥 한 번 해보라거나 별 거 아니고 잠깐 기분 좀 좋아지는 정도라거나 이런 식으로 접근하기도 하고 반대로 대단한 것처럼도 하고 그렇겠죠.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결국은 마약에 대해 친숙함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대화가 주를 이룰 것이고 실제로 마약을 하면서도 별 이상 없이 산다는 걸 보게 되면 경계심이 무너질 겁니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범죄자나 성매매 하는 그런 어떤 특수한 사람들도 가정하여 보기보다는 주변에 흔하게 있는 사람들, 가정주부도 있고 회사원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경계심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알리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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