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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국빈끼리 만나도 늘 토론만 하진 않아요

새로운 정치적 제스처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죠 

https://youtu.be/pEuOc9 K_H1A? si=O9 emTajC1 MVQO9X9


사람이 매일 죽어나가는 전쟁 중인 나라에 방문해서 느닷없이 기타를 치는 미국 장관에 대해 당연히 논란이 있을 것인데, 우리나라도 보면, 해외에 국빈이나 국빈급이 순방 나간 경우에도 그 일정이 매번 중대한 사람들과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논의만 하는 게 아니라 (심지어 대통령 만나고 왔다고 언론 보도하는 데도 실제로 만난 시간은 몇 시간이 안 될 정도니까), 애들한테 꽃도 받고, 저녁도 먹고, 화담도 하고, 쉬면서 자기 시간도 갖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외국 국빈이 오고 했다 보니까 대접도 받고 그러니까, 


그런 시간에 클럽에서 전쟁 반대를 기원하는 기타를 연주했다는 정치적인 입장이 수반됐다면 이런 논란이 조금 가라앉지 않았을까 합니다. 즉 정치인이라면 그리고 상황과 위치를 고려했을 때, 논란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이나 (즉 대중을 설득함에 있어 오해를 굳이 불러일으키는 불편한 방식이긴 하나) 연주 자체는 일종의 정치적 제스처였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하는데요. 뭐, 언제나 새로운 정치적 움직임은 논란의 중심에 서곤 하니까요. 


굳이 전쟁 중인 나라에서 논란을 일으킬만한 활동을 하는 게 적당했느냐 하는 논의를 뺀다면, 일정 중에 일부 개인적인 시간이나 기타 쉬는 시간, 그런 여러 시간 중 평화를 기원하는 연주를 했다면 저는 그게 그렇게 문제 될 건 아니라고 봅니다. 공식 일정으로 이걸 잡았다면, 글쎄요, 좀 납득이 어려운 분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배도 곪고 고통스러울 때 예술을 하는 이유는 예술이 배를 곪는 것보다 가치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예술이 세상을 제3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연주로 인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별 관심 없던 사람들이 비판하자고 <득달같이> 달려들지도 모르죠. 저도 이 전쟁 관련해서 거의 처음 글을 남기니까, 저 역시 포함이네요. <여기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정치적으로 토론해서만은 아니고 예술로 전달하는 힘도 크죠. 물론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지점은 치열하게 남긴 합니다만. ^^


덧붙여서 각국 정상들끼리 만난다고 언론에서는 대서특필하지만 실제 만나는 시간은 한두 시간 정도입니다. (궁금하시면 대통령들 회담 시간 같은 거 한 번 찾아보세요)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들끼리 만나서 죽도록 논의를 했으면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서로 안 만나려고 피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들은 왜 다른 나라 정상들도 안 만나고 뭐 하냐 싶을 텐데,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나 스케줄이 5분 간격으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까, 한 나라의 정상들은 그 이상 바쁘기도 할 테고요. 여하튼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바랄, 대통령들끼리 머리 터지게 논의하는 상황은 사실은 현재는 거의 이상(idea)입니다. 실무진이 논의하다가 최종 승인 나고 이게 뭔가 될 거 같으면 대통령들은 마지막에 사인하고 그러는 거죠. 


즉 토론이 아닌, 사인의 힘이 대통령의 힘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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