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진 Jun 06. 2024

자기가 사실은 조건을 말하고 있는 걸 모르는 경우

조건이 없다고 하면서 사실을 조건을 말하는 상황

https://youtube.com/shorts/16A7BZh5RE8?si=ofKmSuyqhNWe17UF


편한 사람은 세상 누구나 원하는 사람입니다. 불편하고 어색하고 이런 사람하고 연애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그런 사람하고는 밥만 먹어도 체할 거 같은데 어떻게 연애가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딱히 편한 사람을 원한다는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어 보이고요.


다만 그 <편한 사람>이라는 말씀을 하기 전에 <나와 비슷한>이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만족한다는 뉘앙스를 보인 점이 듣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나와 비슷한> 그리고 <편한>이라는 건 <나는 편한 사람>이라는 전제로 들릴 수가 있고, 그리고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사실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기에게 불만족할 수도 있겠으나), 자신에게 만족하는데 굳이 다른 사람과 만나서 갈등을 겪기도 하며 성장(?)하려고 할까? 이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김구라 씨의 반응이 딱 이 지점에서 나오는 거고요. 


사실 나이가 들고 젊음을 잃어가면서 아무도 없이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를 사랑해주지 않으면, 뭐랄까, 그러니까 적어도 나 자신은 나를 사랑해줘야 한다는 어떤 그런 생각을 갖지 않으면 낭패감이 들 때가 있어서, 때로는 무모한 자신감을 보일 때가 있는데, 이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면서 비판을 하곤 합니다. 혼자이면서 자신감도 없고 스스로에게 불만족하고 이런 모습보다 긍정하고 밝고 이런 이미지를 갖고자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이고, 어떤 그런 부분이 보이면 그런 감정을 가진 사람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공감을 얻으면서 연애도 쉬워지리라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젊음을 잃는 것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보편적인 부분을 읽어 내려가는(?) 측면이 성장하는 기간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즉 내가 혼자인데 다른 혼자인 사람은 어떨까, 내가 혼자일 때 이런 기분을 느끼는데 혼자인 저 사람도 이런 기분을 느낀다는 건 뭘까, 이런 생각에서 연애를 바라본다면, 문득 누가 되더라도 서로 대화할 부분도 많아지고 할 겁니다. 일단 그렇게 친근하게 사람과 다가가야 연애가 되겠죠. 나 자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은 대단히 고차원적인 행위입니다.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뭐랄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인간 혹은 삶의 보편의 어떤 부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뒤늦게 삶이 아름답다고 느끼게 됐고, 젊었을 때의 불안이 거의 가라앉았습니다. 혼자 있을 때 정말 즐거운 그런 상태까지 될 정도랄까요? ㅎㅎㅎ 이거는 좀 안타깝긴 합니다만.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연애라는 자체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어서 (이건 진짜 진짜임) 이런 댓글을 달 자격이 될까 생각을 했었는데, 김구라 씨의 반응이 왜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지를 설명드리려 부득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방송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방송 이미지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로 인하여 돈도 벌고 인기도 얻지만 (이성) 관계에서는 편견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이 여자는 세겠다, 개방적이다, 청순하다, 적극적이다 등등) 이 점을 감안하여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면 또 더 쉬운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연애가 안 되면 또 사회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면 되니까, 굳이 연애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저는 그렇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업무 압박을 고객에 대한 증오로 오인하는 상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