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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업무 압박을 고객에 대한 증오로 오인하는 상황

업무 압박이 강해지면 사람이 다 악마로 보입니다. 


근데 예를 들어 전화상담원도 일부 악성 고객을 상대하면 고객들은 악마다,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전화받기도 싫어지고 그러겠죠. 저도 사회생활하면서 뭔가 악의적인 사람 보면 다 악마들이다 했던 시기가 있긴 했거든요. 진짜 악마 같은 사람과 내가 업무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긴 합니다. 결국 이거를 견뎌내고 버티거나 하는 건데, 이 버티는 힘은 통상 지위나 경제력에 대한 욕망이나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기인하는데, 이런 것들이 약하면 참으면서 일을 하기가 고통스럽죠. 


그리고 덧붙여서 기초수급자나 이런 분들은 대부분 가족도 그들을 버리고 (혹은 관여하고 싶지 않아 하고) 사회에서 낙오되거나 의도치 않은 일을 겪고 무너진 상태로 인한 고립 혹은 질병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어떤 문제가 있는 분들과 대화하고 도와주려는데 되레 욕먹고 기분 상하는 일도 빈번하거든요. 정상 대화도 안 되는 600명을 직원 한두 명이 관리하도록 하는 시스템에도 저항해 봤으면 좋았을 텐데, 


대부분은 약자를 혐오하고 증오하는 게 쉽지, 국가나 국가 시스템 자체에 저항하기는 어려우므로, 해당 공무원도 그 상태가 됐다 싶네요. 


만약 공무원이 일을 그만두고 어떤 연금이나 복지 혜택을 받게 되면 이번엔 자신이 기초수급자처럼 국가의 누군가가 자신을 관리하는 상태가 되는 건데, 자신을 상대할 그 누군가가 실업급여나 연금 복지 받는 인간들은 다 쓰레기다 이런 마음이라고 하면 얼마나 비참할지 생각해 보면 지금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면서 좀 업무 압박이 나아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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