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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여성차별이 없던 것도 아니고 여전히 같은 것도 아니죠

둘 다 편파적이고 시대착오적입니다. 

https://youtu.be/s0E_1_nuoq8? si=h0 p6 a8 KQdR-Vh6y7


사실 70년대 세대 이전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배우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보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흐름이 있었던 게 일정 부분 맞다고 봅니다. 일례로 1992년에 방영한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에서 쌍둥이로 태어난 남녀 형제가 어머니의 지독한 아들 차별로 인해 딸이 똑똑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갈등을 겪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 누구도 이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집안에 꼭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딸을 많이 낳으면 그 딸들이 차별받고 이름도 이상하게 지어지고, 그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누이들이 희생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시골에서 장손이라고 누이들도 밥 같이 안 먹고 이런 경험 다들 있죠. 


그러나 1970년대 전후 출생한 여성들은 산아 제한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집안에 아들이 없거나 있어도 하나인 집안에 대거 속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여성이라도 남성과 거의 동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갖게 되죠. 물론 집안에 남자가 공부를 잘하거나 가난해서 투자를 몰아줘야 할 경우에는 여전히 딸이 오빠나 남동생을 위해 공부를 접을 수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여성에게도 비슷한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했다고 봐야 됩니다. 제 나이 대 여성 중에서 공부를 잘하는데 집안이 먹고 못 살 정도로 가난하지 않고서야 전문대라도 대학 안 보낸 집은 못 봤습니다. 


때문에 70년 전후로부터 태어난 여성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사회 차별적인 분위기를 경험도 하면서 (저도 76년생인데 시골에서 어른들이 오면 여자가 왜 대학을 다니냐, 혼(?) 나곤 했음 ^^';;;;, )  또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고 (대학에서 여성학이 거의 필수학으로 여성 인권을 집중적으로 배웠음), 이 분들이 지금 50대 전후니까, 이제 한국 사회가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시대로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남녀 차별 전혀 없이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줬다는 것도 편파적인 거고, 지금도 사회 전반이 여성에게 제약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일정 부분 시대착오적입니다. 발언자인 진중권 씨 본인만 봐도, 저보다도 먼저 세대인데도, 누이분들 다 꽤 공부하고 그러셨는데 대체 어떤 차별을 말씀하는지 모르겠고요. 


물론 여전히 여성이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않고 이런 면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여성이 정치 사회 일면에 더 나가야 한다 지지하는 층도 확고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쇄된다고 봅니다. 


덧붙여서 예전에 남성만 대학을 가고 직업을 갖던 시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 시기에 남성들은 자신이 대학을 나오거나 전문직을 갖더라도 고졸이나 중졸 출신으로 직업이 없는 여성들과 결혼하곤 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같이 신학문을 공부한 깨인 지식인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여성들이 받은 교육 수준이나 이런 게 결혼에 있어 지대한 요건은 아닌 시절이기도 했죠. 지금은 남성들도 자기가 전문직이면 여성도 같이 전문직이기를 바라고, 여성들도 그렇죠. 


한국 사회가 빠르게 급변하는 과정에서 너무 과거에만 매몰되는 것도 시대착오적인 거고, 그렇다고 이제는 그런 차별은 전혀 없다, 로 결론 내리기에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이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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