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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나쁜 짓을 하면 복수 안 당해도 뭔가 파괴되던데요

선하던 사람도 나쁜 짓하면 결국 이상해지는 걸 봐왔어서 

https://youtu.be/eLu13 mYl0 J4? si=lVxoZ7 Th6 qzJ7 LEI


이거는 좀 다른 얘기이긴 할 텐데, 복수를 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게 되는 가장 큰 근거 중에 하나는 아마도 가해자가 계속 다른 사람에게 같은 짓을 할 우려가 있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드라마 <글로리>에서도 학폭 피해자 문동은의 법을 넘어서는 잔인한 복수에 사람들이 동감했던 이유는, 가해자들이 성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악인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 잘못을 했더라도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성실한 삶을 살고 있었다면 아마도 문동은도 복수를 하려다가 자기 삶으로 돌아갔거나 문동은의 복수에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았겠죠. 


혹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재판 과정에서 죽여서 복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가해자가 정당한 심판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죄의식도 없이 여전히 같은 행동을 지속하고 있을 경우에 일어나더군요. 즉 저 가해자를 죽이는 게 이익임이 명백하면 피해자가 자기 인생이 파괴되더라도 막을 수가 없는 겁니다. 


당연히 복수 자체는 피해자의 인생을 갉아먹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글로리>처럼 복수에 대한 각종 콘텐츠가 활발한 이유는 피해가 나 하나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커서  가해자를 없애는데 나 하나 희생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선 데 대해서 동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복수가 나쁜 것이다, 복수심은 이렇게 된다, 단순히 명제화 하기에는 나쁜 짓을 짓고도 반성 없이 계속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그런 사람을 놔두는 것이 악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어떻든 짓밟으면, 제 개인 경험에 의하면, 반성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지, 아니면 피해자에게 복수를 당하진 않더라도 반드시 잃는 게 생기더군요. 본래 괜찮은 수준의 선한 사람이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한 뒤 그 선함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봤는데, 이런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직접 복수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걸 잃은 거라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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