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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불평을 해소하는 방법

by 이이진


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영상을 보는데 변기가 막힌 걸 청소하는 아줌마한테 뚫어달라고 했더니 거절을 하더라면서 불평을 얘기하더군요.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겠으나, 남자 3명이 묵는 방에 갑자기 변기가 막혔다면서 혼자 청소하는 아주머니한테 이를 뚫어 달라고 하는 건 어떤 청소하는 아주머니라도 거부를 했을 겁니다. 통상적으로 여행을 가면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호텔 기물이 파손되거나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남자 3명이 묵는 방에 여자 직원 혼자 들어와서 처리하라는 취지로 말하는 건 좀 불편한 요구일 수 있어요. 호텔 기물이나 기타 불편과 관련해서는 카운터에 정식으로 이의 제기를 하는 게 맞고,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녀본 분들이 이에 대한 인지가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놀랍네요.


중국이나 이런 호텔에 가면 여행객들이 기물을 훔쳐가고 파손해서 벽에 고정해 놓거나 끈을 달아 놓기도 합니다. 상상하기 힘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고도 하고요. "곽튜브"님 이하 여행객들은 이런 행동을 당연히 안 하겠지만,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늘 상대하는 호텔 직원들의 피로도를 마치 국가 자체가 잘못되거나 해당 국가의 직원이 특별히 불친절한 것으로 호도하는 것은 세계 각국을 다녀본 여행객이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닌 것 같네요.


저도 해외여행 다니면서 기가 막힌 호텔을 경험해 봤지만, 호텔 기물 파손과 관련해서 청소하는 아주머니한테 어떤 요구를 해서 받아들여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운 좋게 복도에서 만나면 휴지나 수건 정도 더 달라고는 해봤어도요. 그 이상 요구하면 당연히 카운터에 말하라고 하겠죠. 보통은 카운터에 요구 사항을 말하고 직원이 나중에 이를 처리하지, 혼자 청소하고 퇴근하는 아주머니한테 뭘 해달라고 한 뒤 이게 거절됐다면서 투덜대지는 않아요.


기본적으로 청소라는 직업 자체가 힘든 직업이기도 하고, 호텔의 경우에는 외국인 노동자나 외지인, 워킹 홀리데이로 와서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자칫 나쁜 사람으로 호도될 수 있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기본적으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실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아시겠지만 어떤 나라들은 남성들 특히 외국인들이 여성들을 쳐다보는 것도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대화도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게 불필요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대해서 배려하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해당 국가를 모욕하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여전히 있는 게 사실입니다. 청소라는 것은 하나의 직업인 것인데, 청소하는 여성이라고 해서 여성이라는 존중을 잃어버리는 게 안타깝네요. 한국에서야 나이 든 여성을 "아줌마"라고 하면서 비아냥거려도 웃고 넘어가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기도 하니, 앞으로는 여성에 대해서 주의를 하시면 좋겠네요. 나이 들고 청소를 하는 여성이 마치 직업 정신이 없는 것처럼 비판하는 내용을 굳이 해당 영상에 올리신 것도 이런 인지가 너무 안 되는 현상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합니다.


나이 든 여성이라고 해도 잘못된 것은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비판을 하기 전에 본인 요구가 정당한 것인지를 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호텔에 불만이 있으면 굳이 호텔에서 낮은 지위에 속하는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잡아서 식사 자리에서 비난할 게 아니라, 정식으로 해당 국가의 관광청에 이의 제기를 하세요. 예약한 사이트를 통해서도 할 수 있고요. 저도 이렇게 황당한 호텔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호텔 예약 전문 사이트가 제대로 된 정보를 미제공한 것을 근거로 미국 소비자 단체에 고발(?)해서 제 비용을 환불받았습니다. 잘 되진 않았으나 관광청에 이의제기해서 해당 국가 공무원들과도 한바탕 한 적도 있고요. 이게 오히려 남는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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