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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08. 2024

21세기 군대에서 군인이 열사병으로 죽고 있네요

여성의 가혹한 지시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남성들과 악용되는 시스템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10220_36515.html?fbclid=IwZXh0bgNhZW0CMTEAAR257Ui_0qyxzeig748iLlMSDGajlNelhy1p7kOAzBFPo AGi6UePaJMeV7c_aem_pDv7OczMbvMaCieJHlrKJw


21세기 군대를 다니면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을 막지 못할 정도로 대한민국이 낙후됐다는 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가고 있습니다. 독거노인처럼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모를까, 오지에서 훈련하고 있어 바로 처치가 곤란했다면 모를까, 의식을 잃어가고 있다면 주변에서 관찰이 됐을 것인데, 그렇다면 통상적인 열사병은 시원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만으로 어느 정도 나아지기 때문에, (부검 결과는 한 달 뒤에 나온다고는 합니다만)


발견 당시 이미 의식이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군대 의무반은 의식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수액 처치 후 30분 뒤 바로 의료원으로 이송됐고, 당시 부모에게 전화하여 의식이 없으며 병원으로 이송한다고 했다면, 의식이 있는 게 아닌 거죠) 이후 훈련병이 속초 의료원에 도착했을 때 처치 곤란의 상황이 되면서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갔는데 하루가 지나서야 신장 투석을 하고 결국 사망합니다. 


속초 의료원에서는 신장 투석기가 없어서 투석을 못 해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겼다고 해괴한 주장을 하나, 실제 투석이 이루어진 시점은 의식을 잃고 나서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으므로, 속초 의료원에 신장투석기가 있고 없고는 논점의 방향이 아닌 거죠. 신장 투석이 필요한 환자에게 죽기 일보 직전에서야 투석을 했다는 게 문제인 거죠. 


제가 류머티즘 내과에서 혈액 검사를 받는데 통상 혈액 검사 결과는 2시간 이내면 나옵니다. 간염 검사도 하고 있지만 이 검사는 시일이 걸리므로 일주일 뒤에 진료를 받습니다만, 웬만한 혈액 검사는 당일에 결과가 바로 나오죠. 따라서 속초의료원이든 강릉아산병원이든 환자가 의식이 없이 왔다면 바로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의식을 찾기 위한 여러 조치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게 맞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처가 없었다는 것은,


훈련병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의식이 없어 사실상 회복 불능의 상태였으며 군대 내에서 사망할 경우 파급 효과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병원마다 다니면서 사망 시간만 연장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윤일병이라고 동기들에게 학대당하다가 죽은 군인의 경우에도 먹으면서 구타를 당했기 때문에 기도에 음식물이 있었다고 하며 의료진과 군대는 이를 토대로 음식물에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구타로 인한 장기 파손이었고, 의료진은 해당 군인이 기도에 음식물이 가득 찬 것을 알고도 기도를 확보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버렸는데, 이미 군대 안에서 의식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만 옮겨 다니다가 사망 시간과 장소만 병원으로 바뀌는 결과가 나온 거죠. 


이러한 사건에서의 공통점은 군대 안에서 발견 당시 이미 의식이 없어서 사실상 살아날 가능성이 낮거나 살아나더라도 심한 장애를 입을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일반인이라면 응당 받았을 응급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 한 채 (따라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당한 채) 병원만 전전하다가 사망 시간과 장소만 병원으로 바뀌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즉 군대 내에서 사망은 전적으로 군대의 책임이 되나 군대 밖에서의 사망은 인과를 따질 필요가 발생하므로, 이런 방식이 통용되고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거죠. 속초 의료원에 신장 투석기가 없다는 자체도 사실 놀라운 데, 이런 놀라움은 일단 제 주장의 본질 밖에 있으므로 논외로 하겠습니다만, 일단 각 의료원마다 장비들을 보고는 있습니다.  


덧붙여서 중대장은 자신이 완전 군장을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지만 군인복무기본법 24조에는 군인은 자신이 내린 명령의 이행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고 돼있습니다. 즉 중대장이 얼차려를 명령했다면 그로 인한 결과는 본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며 이는 채상병 사망 사건에도 같습니다. 즉 최종적으로 명령을 내린 자가 그 명령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겁니다. 왜냐하면 군대는 명령만으로 조직이 움직이는 구조이고 명령을 위반하는 것은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어, 해당 명령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을 경우 군대 자체가 와해되므로, 모든 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명령을 내린 자입니다. 


예전에 <어퓨굿맨>이라는 영화에서 군인 한 명이 동기들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사망했는데 처음에는 학대를 이행한 동기(?)들만 처벌을 하려다가 결국 해당 부대를 대표하는 지휘관이 이 사건에 간접적인 지시가 있었음을 밝혀내는 과정을 본 적이 있는데, 직접 지시의 경우에는 해당 지시를 내린 군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고, 간접 지시의 경우가 다소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뭐, 그렇습니다. 


여하튼 완전 군장을 지시했건 안 했건, 그 명령으로 인해 훈련병이 의식을 잃었고 그로 인해 사망의 결과가 나왔다면 또 부중대장이 명령을 위반하여 완전 군장을 명령했다면, 그 결과 또한 중대장 자신이 책임지는 거란 거죠. 그런 책임 의식이 없이 군대 상부로 올라가는 지금의 한국 군대는 문제가 많아 보이고, 그래서 자료 조사 중인데, 제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해봐야죠. 


^^ 다만 제가 일반인 신분이다 보니까 일부 편중된(?)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서 (이 사건 초기에도 가해자가 여군이라는 점이 너무 부각돼서, 여성이건 남성이건 부하를 하대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고 앞으로 여성이 상급자가 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런 경우를 봐서라도 여성을 배제하기보다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며, 여성 상관의 가혹한 지시에 다소 둔감할 수 있는 경향으로 논점을 잡았었는데) 이 부분 때문에 염려가 되기는 하나, 일단 하나씩 밟아보면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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