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에게 직권이 없다면 복속할 근거도 없는 겁니다.
선배이자 상사 부인이 개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이 위법한 까닭
정치적인 입장이나 관점, 여타 관련된 것들을 다 떠나서 선배이자 상사의 부인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을 후배가 한국 정서 상 있을 수가 있을까요? 더군다나 아랫 기수가 먼저 승진하면 퇴직을 할 정도로 서열 관계가 확실한 검찰이라는 조직에서 학교 선배이자, 자신을 이끌어 준 선배 부인, 조직에서의 리더 부인이 개인적인 연락을 취해오면 아랫사람이 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부인이나 이런 사람들이 직장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정말 없진 않았지만, 이는 통상 남편이 연락이 안 된다거나 부인끼리 연락한다거나 즉 남편과 관련해서 정보를 얻기 위함으로 보였지 자신의 개인적인 일과 관련해서 남편 부하(?)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의사를 타진하려 한다는 건, 제가 보기엔, 월권입니다.
제가 계속 말씀드리는 여성이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남자 아랫사람이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으로서, 통상적으로 검사의 지위에 있으면서 사건 관련하여 혹은 정치적 입장 관련하여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것의 위험성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일반 사람이 이러한 연락을 취했다면 바로 연락을 끊었을 것이나, 김건희 여사는 자기 상사의 부인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거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통상 일반인이었다면 <그건 수사 중이므로 말씀드릴 게 없다>, 혹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잘못된 부분에 직접 응대하라> 답을 했겠지만, 상사이자 대통령인 선배 부인의 연락에 이와 같이 응대를 한다? 글쎄요, 아예 불가능하거나 잘못을 인지하고 저항하면 대통령과 사실상 전면전이 되는 거죠. 대통령 본인이 이런 대우를 받는 것보다 부인이 이런 대우를 받으면 더 분노하는 법이거든요. 따라서 김건희 여사는 애초에 이런 갈등 자체를 만들 자격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고 그 자체가 부도덕한 권력 행사일 뿐입니다.
게다가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혹은 남편인 대통령 관련한 문제, 사회적인 이슈로 인하여 부득이 연락을 취했다면 모를까, 본인이 결혼하기 전 발생한 허위 이력 등 여러 사안에 대하여 정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시점에서 남편의 부하 혹은 후배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취해 결정을 촉구한다는 건 제가 보기엔 범죄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쯤 되면 고소나 고발도 가능은 할 거 같은데, 영부인은 사실상 직권이 없어 남용이 안 되므로, 이 것 참 고민이 됩니다.
남은 요점은 남편인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의 이러한 행위가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있느냐 인데, 인지를 못 하는 것도 문제고, 인지하면서 방치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이 되네요. 이쯤 되면 대통령도 뭔가 문제가 있어 보여요, 측근을 비판하는 건 사실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측근이 월권을 행사하는 걸 막지 못한다는 건 본인에게도 책임이 제법 있죠.
여하튼 대통령인 남편의 지위로 인해 얻은 것들을 사회로 환원하는 데 사용한다면 모를까, 남편의 지위로서 허용되지 않는 권력과 이 권력을 자신을 위해 악용한다면 이 상황에서는 부인의 잘못이 더 클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부인의 문자를 어떻게 읽씹 하냐는 반응이 있는 듯한데, 바로 그 비난의 근거가 되는 영부인의 문자조차 읽씹 할 수 없게 하는 영부인의 권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직권이 없어서 직권 남용이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존재하지도 않는 권력에 존중을 표하면서 복속할 아무런 이유도 사실 없는 거죠. 심적으로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지, 국가 공무직 누구라도 공식 업무 외적인 영부인의 명령에 복속하고 답할 이유 없습니다. 이게 자꾸 문제가 된다면 고소를 할 수밖에 없게 되므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중요한 문제들도 많은데 불필요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