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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건물 지을 땅을 결정한다는 의미

by 이이진

고대에 건물이나 무덤, 신전을 짓기로 하면 대전제는 <영원히 남는다 혹은 남긴다>입니다. 지금에는 건물이나 신전 하나 짓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몇 년이나 몇 십 년에 불과하지만, 고대에는 건물이나 신전을 짓고자 하면 엄청난 사람들과 보통 몇 세대는 훌쩍 넘어 희생을 하였죠.


오랜 기간 엄청난 사람들을 동원해 공사를 했기 때문에 공사 기간 안에 지진이나 해일, 범람 등의 지리적 불안이 발생하면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유적이 만들어진 곳은 대부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입니다. 한국이나 중국의 풍수지리도 따지고 보면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힘든 지역을 간파하기 위한 노력이고 기록이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거죠. 지리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곳에 궁전을 짓고 유물을 만들어봐야 남지 않기 때문에, 남기려는 사람들이 이 고생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따라서 고대 문명이 남은 곳에 인류가 번성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고대인들이 오랜 기간 숙고하여 결정한, 당시 고대인들이 생각하기로는 자신들이 믿는 신과 자연이 선택한, 축복받은 지역인 겁니다. 적군을 막기 위해 짓기도 하지만, 통상 고대인들은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영원히 남는다>는 개념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거의 모든 인류는 후대에 이르러 그 이전 세대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이 흐름 덕분에 과거 유물이 폄훼되는 반복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집트 유물이나 그리스 유물 모두 후대에 와서 이러한 인류 집약의 정보가 유실된 점이 있습니다. 즉 과거 실패한(?), 패망한(?) 역사를 후회하며 유물을 없애 그 기록의 힘을 없애려 하는 후대와 이를 가져가 인류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세력이 만났다고 봐야 되는 겁니다.


고대인들이 이러한 도굴과 후대의 비판을 예상하였을까, 생각해보고 있는데, 예상했을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역사를 통해 봐도 무덤이나 유물에 접근하려 한 자들은 언제나 있었기 때문이죠. 다만 후대의 비판은 예상하기 힘들었을 거 같고, 일부 이를 우려한 고대인들의 행적이 보이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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