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를 일종의 자가당착이라고 하는데, 평시에 자기 욕망을 드러내는 사람이 욕망대로 행동하면 사람들은 그려려니 하는데, 평시에 무소유를 주장하는 사람이 제네시스를 타면 다들 갖고 있는 건데도 비판을 당하죠. 사람들은 옳은 말과 행동 그리고 욕망 없는 사람을 추구하면서도, 막상 그런 사람에게 보다 더 큰 기대와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그런 사람들이 결국 스스로 사멸하는 지경에 이르게도 합니다. 사람이 자신의 옳은 의지와 목적을 실행하자면 일정 부분 소유와 권력을 가져야 하지만, 그걸 갖는 순간 그 사람이 욕망 없고 선한 삶을 살기 때문에 가진 힘(?)이 되레 무력해지는 거죠.
정치인들도 공정과 희생을 말하는 사람들이 결국 주변과 가족 이권에 휘말리면서 정치적으로 사망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도, 그 기준을 자신이 아닌 남에게만 적용한다는 거부감이 작용한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한국 기독교는 미국식(?) 기독교라 부를 축척하는 것이 오히려 신에게 축복받는 행복한 삶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목사가 신도를 가능한 많이 가져 오히려 신건물을 짓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나, 불교는 오랜 기간 무소유, 무욕 등의 가치가 많이 알려져, 스님들이 세속적 가치를 소유하는 것에 부정적 반응이 드는 듯합니다. 때문에 막상 불교를 믿으니 스님이 돈을 바란다면서 (다른 종교에도 이럴 듯 하긴 하나) 실망하고 그러더군요.
(못되게) 욕망대로 사는 돈 있는 사람들은 뒤에서는 욕 들어도 앞에서는 사람들이 따르고, 욕심 없이 찢어지게 가난하게 고생하며 선하게 사는 사람들은 (많지는 않으나) 뒤에서는 별 욕을 안 들어도 사람들이 따르지도 않죠. 심지어 왜 그렇게 사냐고 무시도 당합니다. 왜냐하면, 못된 사람들을 보면 그래도 나는 선한 것 같고 위안이 되지만, 되레 욕심 없이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가 마치 욕망이 많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 굽히는 세속적인 사람 같아서 불쾌한 기분도 드는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대한항공 조현아나 그 동생처럼 못 될 수가 없는 부자들에게 굽실거리는 사람은 봤어도,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굽실거리는 경우는, 정치인이 사진 찍힐 때뿐이랄까요? 그 부와 지위가 아니었어도 그 포악함 앞에 그렇게 굽실거릴까 싶습니다. 당한 사람들은 굽실거린다는 표현에 강한 부정을 하겠지만요, 잠깐 흔들렸던 그 자매는 다시 복귀를 했는데, 그렇게 못 됐다고 난리치고는 다시 불려지는 게 참 대단합니다.
부처님도 이 문제 고민 좀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