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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불안해도 나이와 지위에 따라 지향이 다르더군요

청년은 방향성이 불안하고 중년은 지속성이 불안하죠

by 이이진

https://youtu.be/P9 duoRSLBbM? si=o5 BayCx_V50 ZlJJk


아직 제가 어떤 지위에 고정된 사람이 아닌 터라, 감히 나영석 피디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20대와 30대에 느끼는 불안과 40대에 느끼는 불안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와 30대의 불안이 <뭔가를 모르는 데 따른 불안> 혹은 <많은 가능성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야 됨으로 인한 불안>에 가깝다면 40대의 불안은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의 지속성>에 대한 불안일 확률이 높은 거죠.


즉 나영석 피디 입장에서 설명하자면 20대 때는 <내가 이렇게 내성적인데 누군가를 이끌어가는 pd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인 거고 (일종의 방향성), 이미 나영석이라는 지위를 갖게 된 40대로서의 불안은 <지금의 이 방식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 되는 거랄까요? (일종의 지속성) 재벌 총수도 20대 때는 <내가 과연 이 기업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 혹은 <내가 기업을 물려받는 걸 원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라면, 이미 기업 총수가 된 40대의 고민은 <과연 언제까지 이 경영 방식이 통용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된다는 거죠.


특히 40대를 넘어 어느 정도 성공한 지위에 오르고 보면 세상이 변하는 것을 따르는 위치에서 벗어나 스스로 세상이 변화되도록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로 인한 중압감이 20대의 그것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나영석 피디 입장으로 와서 보면, 만약 나영석 피디가 20대 시절 자신이 내성적이라 pd를 할 수 없겠다고 판단해서 pd를 그만뒀더라면 지금의 나영석이라는 브랜드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20대의 불안이 주는 무게감은 이런 바탕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제 경험에 따르면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 분야가 아니더라도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으며, 그 이유가 결국 인생을 경험하면서 쌓게 되는 어떤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낸 덕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지금의 나영석 피디를 보면 온갖 사람을 만나고 별 일을 다 겪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는 다 장점이 있다>는 관점을 가진 것을 알 수 있고, 실제 만들어내는 콘텐츠도 일반 대중이 몰랐던 어떤 배우나 연예인의 <장점이랄 수 있는> 모습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으므로, 이 관점이라면 방송 pd 가 아니었더라도 뭐를 했건 성공했으리라 생각합니다.


20대나 30대에는 이렇게 인생을 바라보는 어떤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내는 시기이기 때문에, 저는 꼭 연애는 나중에 해라, 인맥보다 실력을 쌓아라, 이런 어떤 관점을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다양한 경험 속에서 세상을 보는 일관된 관점을 찾는 것으로서 불안을 덜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즉 20대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불안을 거부하기보다는 그 불안 속에서 나를 안심시키는 것을 찾아 이를 통해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는 거죠. 꼭 긍정적이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부정적 감정의 대명사인 열등감만 연구해서 대가에 오른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요. ^^ 따라서 술이나 이런 중독에 빠질 수도 있긴 합니다만 ^^;;;;;;;


개인적으로는 방송이나 연예 산업에서 연예인이나 이런 사람들을 극으로 몰아가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긴 하지만, 때로는 그 방식으로 일반 대중에게 각인이 되는 경우로서 성공하기도 하기 때문에 (pd나 작가가 어떤 배우나 연예인을 새롭게 해석하는 그런 모습을 볼 때), 아마도 어떤 부분에서는 생리적인 특징도 있을 것이고 관습적인 면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문득 첨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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