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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ug 01. 2024

이름 없이 죽는 사람 앞에 연예인 사생활보도는 지나치죠

사생활 보도로 이익을 본다면 그 손해도 연예인이 감당해야 된다고 봅니다

완전 사실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솔직한 생각은 연예인 관련 여러 사안에 대해 딱히 의견을 밝힐 필요는 못 느낀다는 겁니다. 제가 너무 억울한 일들이 많았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별별 언론에 별별 제보를 다 해봤지만 (사이버 레커들에게도 제보했었음), 누구 한 명도 보도 관련해서 연락 온 적이 없었고, 때문에, 연예인이 집을 샀다는 좋은 일이건 이혼을 했다는 나쁜 일이건, 언론에 보도가 된다는 자체가 굉장한 특혜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죠. 


물론 그 특혜로 인해서 공개되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낱낱이 밝혀짐에 따른 상상할 수 없는 고통도 있다는 것은 압니다. 자살까지 이를 정도로 말이죠, 안타깝습니다, 이 지점은. 그러나 연예인이라는 삶을 선택했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언론에 보도하며 수익을 올리는 구조에서 이익을 보고 있다면 (일상 브이로그 혹은 각종 라이브 소통 등등) 일견 그로 인한 손해도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며,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투명한 사생활로서 근본을 국민에게 심판(?) 받는 것과 다르게라도,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주는 특혜에 따른 위험은 수긍해야 된다고 봅니다. 원래 이익이 크면 리스트도 그만큼 큰 거거든요.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몇 번 방송에 나온 적이 있긴 합니다만, 그것도 언론이 필요로 하는 이미지에 맞춰져서 제가 일정 부분 저 자신을 위장도 하고 (성실하고 희망 찬 젊은 청년 이미지랄까요. ^^;;;;;;;)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어쩌면, 세상에 불만도 많고 고집스러운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이기로 작정하고 언론에 접근했을 때의 결과는 처참 그 자체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익명으로 뭔가를 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데다가 이제는 제 이름을 알리고자 해도,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보도되기는 너무나 어렵더라는 거죠. 


그러다가 지난 민희진 대표 사태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기자 회견이 온갖 방송에 도배가 되다 보니까, 군인으로 훈련을 받다가 장기가 녹아서 사망한 사건도 메인 뉴스에 나오기까지 여러 각고의 시도가 있었고 이전에는 유뷰버들을 통해서나 봐야 했었는데, 언론 장악에 있어서의 빈익빈 부익부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는 XX새끼라고 쌍욕을 해도 국민들의 극진한(?) 지지를 받으며 온갖 방송을 타는데, 누구는 고통 속에 죽어가도 아무도 보도하지 않는다라. 제 처지 때문에 후자의 죽음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연예 관련 뉴스는 억지로 찾아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서 뭔가를 토로하는 경우도 알고리즘에 뜨면 잠깐 보는 정도일 뿐이라, 심지어 연예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은 구독만 해놓고 거의 보지도 않으므로, 제가 어떤 연예인에 대해서 댓글을 단다면 그건 나름 심각한 것이거나, 이제 그 논란을 종결했으면 하는 마음, 혹은 좀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표현 방식을 나름 정제한다고 하는데도, 불쾌한 분들은 인신공격을 해대고, 저는 또 이게 지루하고 그렇습니다. 실제 저는 흥분하거나 생각이 빨라지면 말이 그렇게 부드럽진 않거든요. ^^;;;;;; 페이스북이나 댓글은 많이 정제한 건데도 인신공격이 오네요. 허허. 


다만 최근 들어 일반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다소 이상한 (범죄) 사건들이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고, 제가 연예인이나 유명인 문제에 관심이 없다 보니까 혹시 제가 어느 한 부분에만 치우칠 수 있겠다는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 거의 억지로 보면서 댓글도 달고 의견도 달고 있습니다. 한국에 좋고 아름다운 일들도 많은데 너무 나쁜 일만 보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자각이죠. 


저는 사실상 생각하는 거가 진보에 가까워 진보가 어떤 의견을 내면 굳이 조사하지 않아도 그 방향을 이해하므로, 뉴스는 일부러 보수 진영을 보는데 (찬성하는 의견보다 반대하는 의견을 찾아서 반박하는 게 더 흥미롭다고 하면 이상할 텐데), 이런 방식으로 오히려 무관심한 거를 억지로 찾아보고 댓글을 다는 겁니다. 게다가 요즘에 아이들이 아이돌에 관심이 워낙 많아 보여서, 찾아보는 거죠. 유명 연예인이야 변호사들이 붙어서 일 처리를 하겠습니다만, 제가 좀 삐딱해서 저는 저대로의 관점으로 의견을 내는 거고요. 


연예인들이 무분별한 보도로 고통받는 것도 익히 알고 있음에도, 무명의 너무나 힘든 연예인들이 많다는 점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연예인에 대해서 사회 보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일개 유뷰버에게까지 유명인들이 찾아올 때는, 세상 모든 매체가 자신을 보도해야 한다는 이상 심리라도 가진 것인가, 연예인들에게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공개로 고통스러울 수 있겠습니다만, 그럴 때는 스스로 언론을 찾아다녔던 그 섭섭함과 심지어 끔찍하고 억울한 죽음 앞에서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삶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다, 미용실이 어디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삶은 너무나 행복한 삶이다, 그걸 꼭 상기했으면 싶고, 이걸 직접 말하고 싶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냥 일반적이고 소시민의 삶, 하루하루 충직하게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고 열심히 사는 그런 일상을 보는 재미가 유튜브에 있었는데, 예를 들어 아픈데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거나, 요즘에는 유튜버들이 조금만 유명해지면 연예인들이 나와서 미주알고주알 자기 할 말들을 쏟아내는데, (자기 개인 채널도 하면서 말이죠), 정말 언론 보도로 피해를 보는 게 맞는 건가 생각이 듭니다. 여기도 나오고, 저기도 나오고, 저저기도 나와서, 매일 자기의 사생활을 여과 없이 스스로 보여주는데, 하나의 강박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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