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사용에 있어서 기존 체계를 뒤집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어왔습니다. 왕조가 바뀌거나 정치 세력이 바뀌면 기존 언어 체계를 없애고 새로운 언어 체계를 만들고는 했던 거죠. 조선도 왕조가 바뀌고 나서 세종대왕이 한글이라는 새로운 언어 체계를 만들어 나눴고, 중국도 역사 속에서 과거의 언어 체계를 알 수 없도록(?) 전통성(?) 있는 서적들을 불에 태워버리고는 했습니다. 이슬람은 언어가 이러한 정치성(?)에 영향받지 못하도록 무슬림에게 이슬람어를 사용하도록 했으며, 심지어 변화(?) 시키지 말 것을 명시하기도 했고요. 그리스는 정부가 나서서 언어 체계를 바꾼 나라이기도합니다. 유대인들이 히브리어에 집착하듯 공부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볼 수 있겠고요.
지금은 워낙에 한 사람이 다양한 언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과거와 같이 언어에 대한 직접적인 제약이 줄어드는 경향으로 인해서 (물론 북한처럼 언어 사용에 제약을 많이 둬서 사용하면 안 되는 말 같은 걸 지정해 금지하기도 합니다만) 마치 지금의 언어 세대 차이가 단순한 세대 문제로 인식이 될 수가 있겠는데, 사실 한국은 중국과 수교가 된 이후로 중국어 그러니까 한자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로 인해 한글 사용에 집중해 왔고 이는 정치적 그리고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필수성이 있어서이기도 합니다. 북한 얘기를 다시 하자면, 북한은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생산되는 단어들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북한 말로 번안해 사용하는데, 이런 것도 따지고 보면 언어에 정치성이 있는 걸 인정하는 거죠. 한국도 산업 시대에 유입된 한문의 경우 일본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 속에서 한자어에 대한 접근이 있었던 부분도 있듯이요.
유대인들이 히브리어에 집착하듯 공부하는 것에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유지에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고요, 따라서 한국도 막연히 한글이 우수하다 이런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한글을 좀 객관적으로 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언어도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사용되지 않는 언어는 사장하는 것이겠지만, 수천 년 혹은 수백 년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든 적어서 후대에 뭔가를 전달하려고 했던 선조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현재의 정치적, 산업적 입장 때문에 과거와 단절될 수도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을까 싶어요. 지금도 이상한 글을 쓰면 잡혀가고 고소도 되고 감옥도 가고 그렇지만 과거에는 아마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저항을 부딪히면서 남기는 순간들도 있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