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의 경우에는 나라가 없어진 반면 유럽을 통합했다는 지향성이 있어서, 라틴어를 사용하거나 기반에 두고 있다고 해서, 그게 우리가 만든 거니까 우리가 우월하다는 주장이나 소유권을 강제할 수는 없고, 오히려 통합의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에 유럽에서 라틴어를 배제하지 않는 경향으로 이어진 것 같고,
반면 한자어는 한자어를 주축으로 한 국가가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어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해당 단어의 소유권이나 우월성을 주장할 수 있다 보니, 한자어를 사용하는 많은 다른 나라들이 한자어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한자어를 바탕에 둔 브랜드들이 중국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유에는 중국이 해당 언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여 이를 사용하자면 한국 기업들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됐기 때문인데,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많은 국가들이 한자를 사용한다고 해도 자국의 언어가 따로 있을 경우에는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브랜드명을 짓게 되었죠. 저는 중국의 이러한 신애국주의, 우월주의가 오히려 중국의 입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독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입장인데, 중국이 이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때문에 한국은 십수 년 전부터 한자어로 병기하던 습관을 돌려서 한글로 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과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에도 이를 반영하는 흐름을 취해 왔습니다. MZ세대 아이들의 이름만 봐도 하늘, 하나, 바다와 같이 순 한글이 많으며 국가 정책적으로도 국가가 운영하는 각종 사이트의 이름을 누리집, 미르와 같이 순 한글 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조 아래서 수학한 MZ세대들이 한자 사용에 대해 일정 부분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이나 판례에서도 한자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지금은 이게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을 정도죠. 심지어 무슨 법에서는 문서를 아예 쉽게 작성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한자어 사용에 대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함으로 인해서 (이거는 한국 정치 전반에 흐르는 문제이기도 한데) 한국 문화의 기저에 흐르는 문화 자체가 차단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현재의 중국이 자국 언어에 대해 폐쇄적으로 허용하는 풍토만 아니라면 한자어는 나름의 장점을 가진 언어이고, 수 천년을 넘는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할 만큼 고집이 센 언어입니다. 라틴어를 보면 알겠지만 어떤 훌륭한 언어도 이렇게 유지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글만을 우수한 언어로 교육받으며 한자어를 배제하도록 교육받은 MZ세대들에게 이제 와서 왜 한자어를 배우지 않았냐 , 문해력이 낮다, 탓을 하기보다는 말씀하시는 것처럼 문맥에서 이를 유추하는 능력과 함께 한자어와 함께 해온 한국의 역사를 자신들의 관점으로 보기 위해서 한자도 배울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 꼰대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