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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ug 01. 2024

좋아하는 사람이 답변하고 싶은 질문을 하세요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하게 만드는 건 욕망이죠


여자들이라고 해야 할지 연애를 잘 모르는 분이라고 해야 할지, 여하 간에, 그냥 연애에 대한 관찰 결과로써 첨언을 드리면, 짝사랑에서 진도가 잘 안 나가는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좋아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대화를 이끌어갈 흥미를 유발하는 데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겁니다. 상대방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자기 궁금한 말만 하고 (다소 자기중심적) 막상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은 질문은 하질 않는다는 거죠. ^^ 


다짜고짜 먼저 선톡한 게 <오빠, 어디예요>라는 것도 이미 사생활에 대한 불필요한 접근으로써, 반대로 어떤 남자가 본인에게 이렇게 다짜고짜 <어디냐?> 선톡을 보내면 기분 좋게 답을 하겠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마 이 분도 <내가 어디건 네가 무슨 상관?> 이러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상대방이 <지옥>이라고 웃긴 답변을 보냈는데 (아무 상관없는 저는 이거 웃긴데, 받는 여성분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거 같은데), 또 <제가 (거기서) 꺼내드린다고> 현재 어딘지 끝까지 알려고 하는 뉘앙스를 보였고, 당연히 남성분은 <(알 필요는 없고) 그냥 괜찮다> 이렇게 되는 겁니다. 


여성들 중에 남자들이 여자를 거부하는 거를 잘 인지를 못 하고 <이거 무슨 남자어냐?> 굳이 의미 부여를 하는데, <남자어> 같은 거 아니고 <내 사생활을 공유할 정도는 아니지 않냐?> 이 정도 뉘앙스로 보입니다. 


짝사랑한다면 상대 남성이 대화에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요소 하나 정도는 찾아낼 수 있어야 되는 거고, 그게 관심이라는 거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질문에 답을 하라고 압박하는 거라면 그건 욕망인 거죠. 예를 들어 본인이 무슨 특이한 알레르기가 있는데 우연히 같이 식당을 갔을 때 상대방이 음식을 주문하면서 그 품목을 제외하는 모습을 본다면, <어, 이런 거까지 기억하네?> 이러면서 분명히 감동할 것이듯, 본인이 원하는 걸 해주면 웬만한 정상적인 인간은 다 좋아라 하고 본인이 싫어하는 걸 하면 상대방도 싫어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이게 안 되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연애에서 그러면 관계 발전이 힘들더군요. 상대방이 답변하고 싶을, 좋아할 질문을 선톡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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