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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ug 14. 2024

직업적 성취로 모든 게 평가받는 이성 관계

의사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야 연애가 되죠

https://youtu.be/2-kSDh_FHRs? si=t-jarQXDlSde307_


성공이나 성취한 사람들과 연애를 하는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그 사람의 행동을 <성취> 혹은 <성공>의 바탕 위에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즉 이 사람이 <의사>인데 <잘 생겼다>, 이 사람이 <의사>인데 <첫 만남에서 친절했다>, 이 사람이 <의사>인데 <헤어진 다음날 바로 전화를 줬다> 지금 상담자가 하는 말의 바탕에는 다 이렇게 상대방이 <의사임에도 불구하고>가 있거든요. 


의사가 됐건 판사가 됐건 성공한 사람의 노력에 대해서는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을 표하는 게 맞는 건데, 병 치료받을 거 아니고 재판받을 게 아닌,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려고 하는 거라면, 굳이 모든 조건에 <의사임에도 불구하고>가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살아서 본인이 원하는 의사도 되고 성취를 아는 사람으로서 높은 신뢰를 가져도 될까> 정도에서 시작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인간으로서, 그리고 소개팅에 스스로 나왔다면 뭔가 연애 감정을 필요로 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도 된다고 보는 거죠. 


<잘 생겼으면 잘 생긴 거고>, <친절하면 친절한 거고>, <약속 잘 안 지키면 안 지키는 거고> 그냥 거기서 판단을 끝내야지, 앞에 계속 <의사인데>가 붙는 이유가?  <의사면 못생겨야 되고>, <의사면 불친절해야 되고>, <의사면 약속 안 지켜도 되나요???> 요즘엔 잘 생기고 친절한 의사들 많던데요. ^^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은 서로 간 배려의 표시니까 한두 번이야 직업이 바쁜 걸 십분 반영해서 이해하더라도 반복되면 그만두는 게 맞죠. 오히려 의사라는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의미를 모른다면 말도 안 되는 거고요.    


보면, 이런 사람들일수록 본인이 의사라는 타이틀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직업의식(?), 사회적 가면(?) 이런 긴장 속에 살고 있는 느낌이고, 그렇다면 연애를 하고자 하는 상담자까지 이 사람을 <의사>라는 사회적 틀에 가두면서 만나고 의미 부여하고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이거는, 뭐랄까, 만약 제가 이 남자라면 <내가 의사가 아니었어도 나의 이런 태도를 이 여성이 받아들일까> 같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즉 내가 의사가 아닌데도 첫 만남에서 손을 부여잡고 갈까, 내가 사는 지방까지 내려올까> 뭐, 이런 생각을 갖게 할 거 같습니다. 


특히 해당 상담자 여성이 자신의 직업적 성취에 대해서는 극구 언급을 거부하고 <집안에 돈이 있다>는 정도로 스스로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실제로 상담자님이 살면서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해 본 적은 없이 오직 집안의 돈으로 여유롭게 살고 있을 뿐이라면, 더군다나 스스로 성취한 사람에 대해서 일견 환상이 있을 수가 있겠는데, 그렇게 되면 더군다나 서로 간의 접점이 없어 만나봐야 소통이 힘들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집안이 부유해서 부유한 사람은 그냥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맞는 거 같더군요, 제 주변을 보면. 


예전엔 가난한 집안 남자들이 사법 고시나 의사 시험에 합격하면 부잣집 딸들과 정략결혼 비슷하게 하면서 여자 집안에서 병원 차려주고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그거는 옛날 얘기고, 요즘엔 의사나 판사가 오히려 더 집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를 이어서 의사하고 변호사 하고 그렇더군요. 따라서 상담자 님 집안이 얼마나 부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로는 딱히 해당 의사 남성에게 어필이 힘들 거 같고,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대출이 많을 수도 있긴 한데 ^^;;;;) 일단 상담자님이 이 남자가 의사라는 걸 내려놓고 인간 대 인간으로 볼 그런 자세가 돼야 될 거 같습니다. 


요즘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에게도 <유명인인데.......>로 시작해서 끌려 다니는 연애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의사건, 판사건, 성공한 기업인이건, 유명인이건, 그 지위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애초에 상종하지 않는 게 좋고 (거래나 업무를 위해서라면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연애를 하고자 한다면 그 사람에게 <아닌 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어야 헤어져도 털고 자기 갈 길 갑니다. 꾹꾹 참으면서 어떻게 어떻게 연애를 끌고 가다가 헤어지고 못 잊는 분들 언론에 종종 분통 터뜨리며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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