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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ug 14. 2024

요즘에도 며느리한테 병시중을 맡기나요?

간단한 수술이긴 하나 전화도 없고 그렇던데요?

https://youtu.be/Q6 hWMGajnug? si=fEaDSWPDGI3 nNqTD


이게 막상 제 일이라면 또 댓글처럼 생각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고, 저도 또 나이가 먹고 하다 보니까 주변에 별별 일을 겪으며 나름 이해심도 생겨서 그렇지, 저도 만약 상담자 나이였다면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후반에 결혼을 결정하는 것도 요즘은 빠른 편에 속하는 데다가 남자 친구의 어머니가 아프다고 하면, 당연히 고민이 많이 되겠죠. 


그런데 저는 남자 친구가 병든 홀어머니에게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인성적인 부분이나 성실함, 이런 데가 문제가 없다면 일단 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것 같습니다. 병든 홀어머니인데 공부도 열심히 했고 더군다나 그런 어머니를 열심히 부양하고자 하는 그 자체에서는 배울만한 지점이 있긴 한 거죠. 양가 부모 건강하고 직업 좋아도 어딘가 삐뚤어진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거든요. 따라서 이런 인성적인 부분, 어떤 신뢰할 만한 행동을 남자 친구가 가진 게 맞다면, 홀어머니가 아픈 부분은 서로 양보하면서 케어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홀어머니 케어에 있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서로 상의를 해서 일주일에 병원을 4번을 간다고 하면 2번은 본인이 가고 2번은 남자 친구가 가되 본인이 2번 가준 것만큼 남자 친구도 자기 친정에 2번을 가준다 이렇게 하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젊어서 시어머니 병시중 다 들어줬는데 남편이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바람 나서 억울해하고 그런 걸 보면, 나중에 희생한 걸 받을 생각보다는 바로바로 자신이 희생한 부분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게 나을 거 같고요. 또 병이라는 건 장담할 수 없는 거니까, 본인이 됐건 본인 부모가 됐건 혹시라도 아프게 되면 서로 부담 없이 신세를 질 수가 있는 거죠. 


게다가 덧붙이자면 저도 부친이 아파서 서울대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는데, 환자들이 며느리 하고 병원을 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아들 혹은 딸, 그리고 거기에 드물게 며느리가 오는 정도라, 본인이 얼마나 남자 친구의 홀어머니를 케어할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본인이 며느리로서 할 일이 많지 않을 겁니다. 저희도 그렇지만 주변에서 며느리한테 병 간호해 달라고 하는 집안을 요즘엔 거의 본 적 없습니다. 큰 일도 통보만 하거나 가벼운 수술은 연락도 안 하고들 그냥 조용히 합니다, 워낙 노인도 많아졌고 병도 일상이 되다 보니까. 이동이 심각해지면 요양 병원으로 가고요. ^^ 


때문에 24시간 붙어서 케어할 정도의 질병이라면 요양원에 보내는 걸 남자 친구와 상의하는 게 낫고 (이런 상의 자체가 안 된다면 그건 당연히 결혼이 안 되는 거고요) 그 정도가 아니라면 서로 교대로 돌보다가 돌본 시간만큼 남자 친구에게 보상받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뭐 이제 헤어졌으니, 굳이 어떤 답이 달리더라도 상관이 없어지긴 했네요. 다만 환자를 돌보는 일은 일반적인 사람을 돌보는 것보다는 스트레스가 높기 때문에 (환자들이 예민하고 인지력이 떨어져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보통), 남자 친구가 인성이나 성실성에서 인정할만한 정도가 아니라고 한다면 딱히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긴 하고요. (예뻐서 사귄다는 둥 헛소리를 했다고 하니까 이 말은 덧붙인 것인 점 참고로 드립니다. 남자 친구가 좀 입방정(?)이 있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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