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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자들이 노년기가 되면 미혼자가 폭발하죠

따라서 사회가 약자들도 살 수 있게 바뀌어야죠

by 이이진

https://youtu.be/YB4 zdyUvqng? si=ok7 lsEVzcCuFwm1 E


전통적으로는 결혼도 하지 않고 자녀도 없이 죽은 사람은 불쌍한(?) 것으로, 일종의 귀신(?)이 돼 귀천을 떠돈다는 그런 어떤 풍설? 인식? 이런 게 있다 보니까 결혼 못하고 죽은 사람은 영혼으로라도 결혼도 시켜주고 굿도 해주고 그랬던 때가 있었어서, 여전히 결혼도 못하고 자녀도 없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막연하게 안타까워하는 지점은 있는 거 같습니다. 왜 결혼이나 자녀가 없는 사람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느냐는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겠고요. ^^


어떻든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저도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로서 제가 평균 나이까지 살다가 사망할 시점에서는 자녀나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들의 사망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따라서 사회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말씀하시는 것처럼 흔적 없이 가겠다는 분들도 있긴 하겠지만 적어도 죽음만큼은 고독하고 싶지 않다는 분들도 있을 거기 때문에, 가족이 없는 고령자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긴 할 거 같은 거죠.


아무리 돌보는 사람 없는 독거 시체라도 막 던지면서 무슨 물건처럼 처분한다고 생각하면, <어차피 내가 죽었는데 뭔 상관> 이럴 수도 있지만, 그게 사실이 되면 괴로울 걸요? 막연히 <인간은 다 죽는다>는 인식을 갖는 것과 진짜 죽음이 다가왔을 때의 인간은 확연히 달라지고, 저는 그거를 서울대병원이나 이런 데서 많이 봅니다. 하루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분들의 욕망이 거짓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따라서 저는 죽음 앞에서 태연한 척하는 건 그만두기로 한 지 제법 됐고요. ^^ 다만 이제 죽음도 가족의 영역을 벗어나서 사회적 제도의 틀 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법원이나 이런 데 가보면 나이 들어서 편안하게 살려다가 사기당하거나 뭔가 부당한 일을 당하는 분들을 제법 봅니다. 언론에서는 유명인들의 범죄나 이런 걸 다루니까 법원에 젊은 사람들이 많은 줄 아는데, 실제로는 나이 든 분들이 상당히 많아요. 젊어서야 실패를 해도 일어날 수가 있고 (물론 쉽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건강하니까 어떤 다른 일을 해도 되지만, 나이 들고 가족도 없는 노인인데 부당한 일을 당하면 대부분 심각한 고통에 빠지죠. 저는 이런 분들을 보면서 사회가 (가족이 없는) 고령의 노인이라도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이런저런 비영리 활동을 한지 좀 됐습니다.


할머니가 손주를 위해서 보험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손주가 먼저 죽어야 보험을 타는 것으로 손주가 할머니보다 먼저 죽기는 힘들어 사실상 불가능한 보험이었다거나, 엄청난 수익을 자랑해서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봤다거나, 병이 들어 요양원에서 편하게 지내려다가 학대를 당한다거나, 치료로 받은 약이 잘못됐다거나, 실버타운이라고 투자했다가 날리거나, 생각보다 노인이 됐을 때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은 상당히 많으며, 따라서 <돈만 있으면 조용히 살다 잘 가겠지>라는 생각은 안일한 거랄까요.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데도 보면, 집도 있고 멀쩡한 노인이 이상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혀서 이웃에게 해괴한 행동하고 이런 경우도 상당히 많고요, 그렇습니다. 최근 급발진 사고부터 악성 민원과 살해, 폭행에 이르기까지 고령자가 주축이 되는 범죄도 상당한데 이들의 공통점이 대부분 <열심히 살았으나 대가를 받지 못했고, 사기를 당했는데 나라가 구제하지 않는다>이기 때문에, <나는 그런 일 당하지 않고 살겠다> 이런 의지로는 앞으로 있을 더 복잡다단한 세상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얼마 전에 휴대폰 요금 바가지 씌운 걸로 대리점 불 지른 60대 여성도 있던데, 휴대폰 하나 이용만 해도 다 계약이고, 이런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는 사회로 가지 않으면 누구든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됩니다.


따라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제 개인적인 억울함으로 법원을 다니다가 상당히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등의 일을 겪으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됐고, 생각보다 돈도 있고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온갖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걸 보면서, 개인이 극복할 수 있는 차원의 어려움을 넘어 사회 자체가 어떤 사기나 계약이나 이런 전반적인 부분에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비영리 활동으로 공공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성 간염도 생기고 강직성 척추염도 생기면서 의료보조까지 받게 됐지만, 제가 받는 의료 보조에 대한 의무감으로 인해서라도 사회 전반의 투명성이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죠.


이번 티몬 위메프 사태에서도 보면 건강하게 거래하던 사람들이 졸지에 빚더미에 앉은 거고 전세 사기 피해도 그런 맥락이고 하기 때문에, <나 혼자 잘 건사하며 있는 듯 없는 듯 살다 화장되는 것>도 건강한 삶인 건 맞지만, 어려운 사람들, 주변에 억울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 사회 자체가 건강하고 투명하게 가도록 하지 않으면, 그런 위치는 언제나 불안정하거든요. 저도 부모님이 아파서 서울대병원을 데리고 다니고 있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가족이 있으면 아플 때 의지도 되고 도움이 되긴 해요. 큰 도움이 아닐지라도 환자들에게는 외로움이 덜어지죠. 그러나 지금의 미혼자들은 이런 도움이 배제되기 때문에, 이런 모든 행위가 사회 전반의 서비스로 치환되는 시점이라서, 반드시 사회 제도를 안정적으로 바꾸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불필요하게 착해서 사회 어려운 부분을 건드리고 약자를 돌보는 게 아니라, 내가 곧 사회의 약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이 편안하고 안심하고 사회 서비스 전반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이고, 오히려 이익이자 의무라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지금의 60대까지는 뭐랄까 교육 정도도 낮고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도 않다 보니까 질서 의식이나 준법정신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사회가 일정 부분 이해하는 면이 있었지만 그 이후 세대부터 특히 50대 중반부터는 대부분이 중 고등학교 이상은 졸업을 한 데다가,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대부분이 독자 아니면 형제가 적고 친인척 관계도 와해된 상태에서 교육 방식 자체도 다소 독립적이라, 이들이 성인인 시점에서의 (노후) 상황이 상당히 다를 것으로 생각되어, 가능한 사회 서비스를 투명하게 해야 된다는 의무감이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스템 + 주변에 자식이 없이 조카나 친척 애들만 봐도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를 상정해서, 사회 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생각해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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