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 사고와 직관 감정은 이렇게 다릅니다

사고는 끊임없이 직관을 입증하려 하고 감정은 직관으로 입증이 안 돼요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Kl4kZjdz1W4?si=WbqJSkxdET-g3HXn


일단 nf와 nt를 거칠게 구분하자면, 예를 들어 평소 직장에서 친하진 않지만 그래도 인사는 하는 조용하던 동료가 울고 있다고 칩시다. nf는 직관 감정을 사용하므로 일단 평소 그 동료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갖는 통념 외의 감정을 갖고 있기 쉬우며 (대부분의 동료들은 그 동료는 조용한 편이라고 기억할 때 nf는 "저 사람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불편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 따라서 (저 동료가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보니 회사에 무슨 일이 있겠군) 이렇게 감정이 흘러 불안을 느낍니다.


즉 조용하던 직장 동료가 울고 있다 ->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기겠는데 (일반 사람 시각에서는 뜬금 포인트가 됩니다) -> 불안하다 이게 기본 nf의 구조입니다. 평소 친하지도 않던 동료가 울고 있을 뿐인데 돌연 혼자 불안을 느끼는 겁니다. 따라서 nf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지나치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대해 고통을 느끼게 되죠.


sf라면 일단 다가가서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묻지만, nf는 불안이 확인될 때까지 조심하는 성격이며, 공감 능력이 좋다고 알려진 nf들이 오히려 차갑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 또한 이런 측면 때문입니다. 나아가서 울고 있는 직장 동료가 <오늘 어머니가 다치셨어요>라고 전혀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경우 sf는 바로 수긍하고 위로를 하지만, nf는 자신의 직관 감정이 보여줬던 <뭔가 회사에 일이 생길 것>이라는 불안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때 발생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nt의 경우에는 같은 상황에서 (저 사람은 평소에 별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회사에서 울고 있다고?)라고 하는 st 적인 사고를 함과 동시에 그 사람이 전반적으로 보여줬던 행동 방식에서 위배됨에 따른 다음 행동을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예를 들어 회사에서까지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면 회사를 그만둘 상황이 오겠군) , 이게 nf와 다릅니다.


즉 nt와 nf 모두 감정과 사고 베이스에 직관이 지배적이지만 nt는 기본적으로 사고라는 비교적 제한된 패턴 안에서 직관을 사용하므로 직관이 잘 맞는 편이라면, nf는 감정이라는 다소 일관되지 못한 기제 안에서 직관을 사용하므로 입증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nt의 경우 물체의 원리, 우주의 시작점, 인간 감정과 뇌의 관계처럼 다분히 입증 가능한 영역으로 직관을 가져오려는 경향이 강해 자신의 직관을 시험할 기회가 다분히 오지만, nf의 경우에는 감정을 직관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스스로의 직관 안에 갇히기 쉬운 경향이 있는 거죠. 애초에 감정 자체가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직관으로 통찰하는 자체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nt와 nf가 사귀게 되면 둘 다 동시에 동료의 울음이라는 가벼운 사건 앞에서 일반 사람들과 다른 미래 혹은 다른 행동 결과를 예측하며 통하지만, 반대로 nt로서는 입증할 수 없거나 사실 별 상관없는 사람으로 인한 nf의 불안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아 불편을 느끼게 되고, nf 또한 nt인 너마저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마음을 닫게 됩니다. 둘이 사귄다면 일반 사람들과 달리 작은 행동에서조차 먼 미래나 사실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도 상상해 낸다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그 상상을 반드시 상대방이 이해해줘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앗, 또 길게 썼는데, 여하튼 mbti를 이상하게 이해하는 분들이 있어 댓글을 좀 달게 됐는데, 앞으로 한두 개 더 댓글 달고 그만해야겠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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