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따라 상황 따라 조건 따라 만나려고 하면 서로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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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혼한 커플 일상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데,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그리워하는 걸 알고 부인이 먼저 <이번 주 날씨도 좋은데 ㅇㅇ이랑 같이 꽃구경 갈까?> 이러더군요. 남편은 그 요청에 마지못한 듯 동의를 하는데, 너무 신이 나서 동의하기도 어색하고 싫어하는 척도 연기일 수 있다 보니, 결국 무덤덤하게 반응하더랬습니다. 즉 재혼한 부인도 전 부인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차별하는 것처럼 보일까 불편해서 감정적으로 챙기게 될 수 있고 (이것도 스트레스죠), 그렇다고 무심하기에도 그렇고요.
보면, 면접교섭권이라는 걸 상황이나 기분이나 조건에 맞춰서 행사하기보다는 <매 월 며칠에는 전화 혹은 만난다>를 정해두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도 이혼한 부모를 상황이나 어떤 조건이 있어야 혹은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와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불안할 것이라, 엄마나 아빠가 <이 날은 전화를 한다 혹은 만난다>를 정해주면 그날에 맞춰서 자기도 일정을 짜겠죠. 어떤 날은 같이 사는 부모와 싸워서 어색한데 갑자기 이혼한 부모가 연락을 하니 불편한 감정을 보일 수도 있고, 어떤 날은 친구들과 약속이 이미 있는데 갑자기 연락이 오니 어색할 수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거 같고요.
한 달에 몇 번, 어떤 날, 전화를 한다, 만난다, 정해두고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양해를 구하거나 아이도 갑자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연락을 주는 것으로 어느 정도 틀을 잡아서 움직여야지, 때에 따라 때로는 즉흥적으로 또 때로는 필요에 의해 만나면 좋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갈등이 굳어지는 이혼 가정들, 결국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 많이 봤습니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면접은 사실 교섭권이라는 권리가 아니라 부모가 반드시 해줘야 하는 의무라고 봐야죠. 날짜를 정해서 만나는 게 일상화가 되면, 아이도 처음에야 같이 사는 부모에 대한 욕을 하면서 오해를 할 수도 있고 전 부인이나 전 남편도 이혼해 놓고 이제 와 무슨 욕심이 있나 불쾌해 할 수도 있겠지만, 이혼해도 아이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하는 배우자를 보게 되면, 악인이 아니고서야, 통상 갈등이 완화될 겁니다. 재혼한 부인이나 남편도 난데없이 <전 부인 만나고 왔다>, <전 남편 만나고 왔다>, <아이가 아프다>, 이렇게 행동하니까 의심하고 불편한 거지, 어떤 날, 어떻게, 어디서, 만나더라 확실하고 구체적이면, 의심하는 사람이 이상한 겁니다. 가서 보면 있는데 의심할 게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