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뭔지도 모를 5세에게 그 연봉 주고 잘못이라고요

누가 누구에게 주고 잘못이라고 하는 건가요?

by 이이진

https://news.nate.com/view/20241007n04993


<5세 아동 연봉 1억> 이 뉴스 제목만 봤을 때는 한국이 뭔가 대단히 부당하게 부를 세습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따라서 기사에서 진선미 의원도 <이건 몇몇의 특수 사례가 아닌 사회 전체에 소득 불평등이 만연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 보람튜브라고 어린이 유튜버가 90억대 건물을 매입한 적이 있고, 아이돌들도 부모가 허락하면 활동을 하면서 수억 대 수입을 올리는 게 어렵지 않은 세상이다 보니까, 5세 어린이가 1억 연봉을 받는 자체가 소득 불평등이 만연한 증거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연봉이라는 건 일종의 근로 소득이니까 보람튜브나 아이돌들과는 구분될 필요가 있긴 합니다만, 이미 시장의 상당수에 미성년자들이 등장한 상황에서, 무작정 일부 미성년자들의 고소득만 가지고 한국 사회에 소득 불평등이 만연한 증거라고 하기에는 인과가 약하다는 거죠.


정치인들이나 언론에서는 국민들이 혹 할 만한 주제를 하나 가져와서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슈화만 하고 실질적으로 그 안에 어떤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지 등에 대한 입증 책임은 방기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를 <본인은 뭔지도 모르고 부모가 줘서 받고 있는 5세 아동>이 모두 짊어지게 하는 자체도 저는 <혐오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으로서 올바르게 주제를 이슈화하자면, 일단 미성년을 고용함에 있어 부모의 허락만 맡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같이 돈의 개념도 없고 실제 노동 자체가 불가능한 5세 아동에게 임금을 주고 근로를 맡기는 행위가 적당한 것인지부터 들어가야 되는 거고, 이런 행위가 오히려 아동에게 학대는 아닌지 등등도 살펴봐야 하는 것이며, 현행 법에서의 미성년 근로에 대한 개괄적인 접근에는 어떤 불법적인 요소가 없는지 등등도 살펴봐야 되는 겁니다.


일차적으로 국가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부모가 그걸 악용한다고 하면, 해당 부모에게 시정을 요구해야 하고, 또 악용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일어나면서 일부 부적절한 부의 세습이 있다고 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이런 부적절한 부의 세습이 만연해질 경우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으니, 이런 이런 법령을 개정하도록 촉구한다, 이런 프로세스를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1억이 뭔지도 모를 5세 아동을 타깃 삼아서 조리 돌림하는 방식으로 떼법 하나 또 만들어봐야, 이미 현시대 자체가 미성년 고소득자들이 등장하는 시대인데, 이를 굳이 역행하는 것으로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겠죠. 정치를 무슨 구호 외치듯이 던져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도 이젠 좀 그만할 때가 된 거 같습니다. 부모가 법을 악용한 게 있는지부터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슈화를 하도록 하세요. 서로 혐오하고 증오하는 정치, 그만할 때 됐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북한에 개인정보보호법 개념이 있을 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