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예측이 틀린 건 한국 경제가 의존적인 증거 아닌가

정권 유지와 창출을 위해 근거 없이 경제를 예측하는 세태

by 이이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3319


세수 부족에 대해 정부의 예측이 틀렸다는 등의 비난이 쇄도하는 데 대하여, 일정 부분 정부 예측이 틀린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를 단순히 정치적 이슈로만 보기에는 한국의 경제 구조 자체가 경기의 흐름을 많이 타는 부분이 없진 않은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국민들은 정부가 호경기를 예측할 경우 설비에 투자하는 등 지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권 유지를 위해 무작정 호경기를 호언하는 접근은 다소 지양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가 정권 유지에 너무 발목이 잡혀 있는 부분이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취약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이라는 끈을 좀 더 강하게 끊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도 봅니다.


당연히 국가는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 말이 곧 근거 없는 긍정으로 이어지라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이렇게 근거 없는 긍정과 정권의 향방에 일희일비하는 경제는 국민 불안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국가가 비전을 제시할 거라면, 중장기 미래를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법인 투자가 이어지는 반면 소득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가 줘야 되는 거죠. 커다란 그림은 없이 매 해 분기 식으로 툭 던지듯이 국가가 경제 전망을 던져 놓으니까 매번 예측이 틀린 것으로 보이죠.


이번에 법인세 64% 급감이 의미하는 바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법인들이 앞서 언급했듯 경기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는 것이고 (따라서 산업 구조 전반 자체를 한 번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기업 실적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이며, 경기 불안이 한국 전반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현재 다방면에서 신 산업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면서 산업 구조 또한 가파르게 변화하는 시점이므로, 대부분의 법인들이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어서 (반도체 공장을 어디 설립한다, 저기 설립한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 중국 공장을 철수한다 등등) 당분간 안정적이고 동일한 소득에 더하여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제시를 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정부 자체가 이런 경제적 흐름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있지 않거나 국민들과 공유할 줄 모르다 보니까, 세수 부족이라는 결과를 놓고 독일은 이번에 5% 정도로 가장 오차가 적었는데, 그렇다면 독일은 어떻게 그런가 등등에 대한 기초 조사가 없으므로, 또다시 정당끼리 권력 다툼으로 악용하면서, 오로지 이를 정권 유지와 창출에만 악용하니 참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세수 예측이 5% 정도로 비교적 낮았던 근거에는 독일의 제조력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로 인하여 독일이 보유한 다양한 산업들이 안정적인 구매로 이어지는 데 따른 게 아닌가 싶고, 가령 미국의 애플처럼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기여한 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브랜드 인지도는 있을지 몰라도 소비자 충성도가 독일 제품이나 미국, 유럽 제품에 비해 높을까, 의문이 있고 이 부분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도 굳이 정치가 경제에 깊게 개입하려면 독일이나 유럽처럼 국가 신뢰도 자체를 높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정치가 뭘 해야 하나에 대한 토로는 없이 무작정 법인이 세금을 안 낸다는 풍토로 기사가 나오다 보니까, 또 역시 <비방> 정치 같아 씁쓸합니다.


한국 경제 전반 산업 구조를 한 번 봐야 되고, 한국이라는 정치성에 연관되어 이익이 될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 있는지 등등 여러 모로 정치권이 권력을 가지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시장을 볼 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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