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ZBoZy5 nCllc? si=1 IFGMgbbAsNSZi73
넥플릭스에 10월 12일에 가입하고 바로 3번째로 본 영화인데, 일단, 대단히 지루했다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은 영화네요. 놀란 감독은 액션과 버무린 1) 속도 빠른 영화와 시간과 사건을 지나치게 (뒤섞어서) 결론에 이르러서야 하고 싶은 말을 하느라 2) 다소 지루한 영화,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하곤 하는데, 아마 이렇게 설명하면 두 개의 범주 안에서 감독이 만든 영화들이 나뉠 겁니다.
내러티브 자체에서 시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을 놀란 감독이 선호한다, 이렇게 보면 되는데, 이 영화도 따지고 보면 오펜하이머의 비공식 인가 인터뷰 날과 그를 끌어내리는데 앞장섰던 스트로브 장관의 공식 청문회 날이라는 단 이틀 정도에 걸쳐 벌어진 사건을 과거와 교차 편집하면서 내러티브를 끌어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오페하이머가 끌어 내려진 하루와 그를 끌어내린 장관이 반대로 끌어 내려지는 하루, 이렇게 단 이틀에 걸친 사건인 거죠. 그 이틀로 2차 대전 중 물리학에 거대한 발전이 있었고, 그러나 물리학의 거대한 발전은 핵폭탄으로 이어졌고, 결국 일본에 투하된 경위를 설명한다고 봅니다. 이게 놀란이 영화에서 시간을 다루는 방법 중 하나고요.
봉준호 감독도 전작에서 부유한 상류층을 비판하면 다음 작품에서는 반대로 가난하고 부도덕한 계층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자기가 만든 내러티브를 스스로 파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호불호를 떠나 명성을 가진 유명한 감독들은 이렇게 자기가 만든 내러티브를 스스로 객관화(?)하는 그런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
여하튼 내용으로 와서 보면, (청문회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영화에서 감독도 오펜하이머가 억울하게 끌어 내려지고 사생활이 까발려진 채 부인 앞에서 불륜까지 공개되는 온갖 모욕적인 청문까지 받는 모습 이면에 <굳이 핵폭탄 제작에 온 과학자를 설득하며 저렇게 열심일 이유가 있었을까? 그는 진짜 전쟁을 끝내려고 했을까? >등등 의구심을 완벽하게 버리지는 않고, 다만 그가 억울하게 덮어썼던 여러 불필요한 혐의에 대해서 그리고 그를 억울하게 끌어내린 인물이 스스로 붕괴되는 모습 정도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여러 억울한 일들로 인해 각종 재판에 연루되고 그렇다 보니까, 저는 나름대로 재밌다고(?) 봤긴 한데, 아마 이런 경험이 없는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지루했을 것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사료되고요. 다만 이 영화에서 오펜하이머에게 <미국에 그런 영광을 안겨주고도 지금 이런 대우를 받는데 미국을 좋아하냐>는 질문에서 보면, 오펜하이머 정도 되는 사고를 갖고 있다면 개인적인 호불호로서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즉 개인적인 감정과 호불호, 불쾌,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은 갖고 있겠지만, 그걸로 어떤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싫다고 안 하고 좋다고 하고 그런 차원이 아닐 겁니다. ^^ 어떤 그런 개인적인 역사나 욕심으로 폭탄을 만들고 그게 실제 일본에 투하되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걸 보게 되면,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는 오펜하이머는 핵폭탄이 가질 무게와 미래에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절대 욕심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그런 인간에게 자신은 방향을 하나 제시한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그 욕심을 멈추지 않는다면 수소 이후에 또 다른 대량 살상 폭탄은 계속 나올 것이라, 아마도 오펜하이머는 여기까지는 계산한 것 같긴 하네요. 자기는 뭐 1세대 정도 되는 거니까요. ^^ 그나저나 놀란 감독은 머피라는 배우를 꽤 많이 선호하는 거 같네요. 완전 Blue ice 눈과 항상 긴장한 듯 보이는 연기가 인상적인 배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