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한국은 노벨, 아카데미 다 받아서 뭐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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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상을 받아야 그 분야에서 드디어 인정을 받고 성취를 이뤘다는 인식이 노벨 문학상까지 이어지는 경향에 대해 포스팅을 합니다.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이 배출되다 보니 대중들이 드디어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덕분으로, 이런 움직임이 지속될 필요에 의해서 이 부분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노벨 문학상의 또 다른 이면은 일반 대중들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들어서요.
노벨 문학상은 문학적으로 완성됐거나 훌륭한 작품에게 수여하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논란 중인 작가들에게 수여되거나 수여가 진지하게 고려된 적도 많은 편입니다. 미성년 여아에 대한 애정으로 인해 그의 모친과 일부러 결혼하여 해당 여아에게 집착하는(?) 내용을 소설로 만든 작가도 노벨상 후보였으며,
일본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자살에 이르렀고, 그 유명한 노벨 문학상 작품인 <이방인>은 지금 시점에서 읽어도 대단히 충격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죠. 어머니가 죽었으나 놀러 간다거나 등등, 표면에는 폐륜적 행위를 다루고 있으나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어본 분이라면 음식을 거부한 처제가 결국 형부와 포르노 그라피(?)를 찍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라는 걸 알게 됐을 겁니다.
문학에서는 이와 같은 충격적인 플롯을 바탕으로 해서 인간 존재나 사회 현상에 대한 고뇌가 담겨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온갖 변태 행위는 말할 것도 없고, 자해, 자살, 살인, 근친상간, 강간, 학대, 폭력, 성매매(는 오히려 안 다루는 소설을 찾기가 힘들 정도죠), 약물, 불륜, 온갖 범죄 등등 소설 속 인간 군상은 때로는 처절하고, 때로는 잔인하며, 때로는 나약하게 묘사되며, 이로서 인간은 인간 본질에 비로소 다가서게 되는 거죠.
따라서 단순히 내용이 충격적이라는 자체는 문학에서 비판받기가 어렵고 그 충격적인 플롯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인류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되고, 이 메시지가 작가 소설 전반에서 보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여받은 이유는 <한국 가부장제에 대한 여성으로서의 고뇌>였다고 짧게 스치듯 봤습니다. 저는 <채식주의자>, <흰> 등 두어 편의 소설을 읽어 봤지만 딱히 이 소설들에서 한국적 가부장제를 노벨 문학상에서 언급할 정도로 문학적으로 비판(?)한다는 인식은 받지 못했고 다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과 이를 미학적으로 다소 괴랄하게 표현한 소설이다, 정도로 받아들였으며, 제 개인적인 성향에는 맞지 않아 찾아보지 않는 작가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소년이 온다> 등 장편도 더 읽어보고 노벨 문학상 평가 내용도 읽어본 뒤 다시 한번 내용을 포스팅하긴 하겠으나, 제가 워낙에 기괴한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건 개인 선호의 문제라고 하면 될 거 같고요.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도 짧게 포스팅을 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내용도 괴랄하고 기괴한 걸로 치면 못지않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강 작가만을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카와상 수상작들 중에는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고 참담한 인간 행동을 묘사하는 것들이 상당하고, 해당 상을 만들어낸 아쿠타카와는 심지어 음독자살에 이르렀죠. 버지니아 울프라고 문학을 모르는 사람도 알고 있는 작가도 강에 빠져 자살했으니까, 뭐, 이런 비참함, 고독감, 참담함, 절망감은 문학에서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긴 합니다. 소설이 아닌 작가 스스로가 그 절망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하고요. ^^
사실 영화에서는 이런 기괴함이나 끔찍함이 이미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해외에서 우수한 상을 받았다는 작품 대부분은 상당히 끔찍한 내용이 많습니다. 온갖 해외 상이란 상을 다 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가학적인 행위 묘사는 여성 배우들이 기피할 정도에 이를 수준이었고, 올드 보이도 따지고 보면 근친상간이고 기생충도 따지고 보면 가난하고 부도덕한 자들의 얘기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영화에서의 끔찍함에는 이미 너무나 익숙해졌다고 봐야 되는 거죠. 한국 작가들보다 해외 작가들의 끔찍함은 언급하기 어려운 수준에 있어 생략합니다. ^^;;;; (참고로 근데 저는 그중 몇몇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자유롭진 않습니다. ^^;;;;;;)
따라서 이번 노벨 문학상은 어떤 면에서는 문학에서의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의 발달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즉 한강 작가의 <때로는 괴랄한> 작품에서 보이는 그 시선에서 대중은 과연 노벨상이 말하는 <한국적 가부장제의 폐단>을 읽을 수 있을까, <한국적 가부장제에 대한 작가의 비판은 정당한 것인가>, 그렇다면 <한국적 가부장제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한강 작가는 단지 자신의 얘기를 했을 뿐이라면, 이를 <한국적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한 노벨상 위원회의 평가는 적절한 것인가 등등.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묻습니다만, 왜 이렇게 끔찍하고 참담하며 우울한 얘기를 통해서만이 인간은 인간의 내면을 볼 수 있는가, 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이 끔찍한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재차 물어보고 있는데, 또 왜 공개도 못 하는 그런 글들을 자꾸 쓰게 되는 것일까도 스스로에게 묻긴 하는데, (저도 소설 웹사이트에 소설을 올리고 있는데 그나마 공개한 소설은 대단히 정제된 것이라고 보면 되고요. ^^;;;;;)
여하튼 노벨 문학상은 통상 훌륭한 작가에게 주는 상이 기는 하지만, 노벨상에서의 훌륭함이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때로는 작가의 인격과 작품의 완성도나 도덕성을 포함하여) 그 훌륭함과는 다를 수 있으며, 작가 스스로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자살에 이르는 등 작가의 인생 자체와는 무관한 면도 많고 존중할 수 없는 면도 있으므로, 노벨 문학상을 작가 인생의 완성점이나 국가적 성취로 보기보다는, 한국 문학의 방향에 대한 국제 시각의 구체화 정도로 일단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깐느, 아카데미, 빌보드, 거기에 노벨 문학상까지 현대 인류사에서 국제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한국 문화가 석권했으므로, 이제 한국도 그에 맞는 역할 인지를 해야 될 시점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