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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문법 자체가 되는 한국어의 특징

by 이이진

https://youtu.be/T0D_3 IhlWr4? si=1 hZ9 ZoKSWyAYZ72 f


굳이 윤선생님과 윤쌤, 선생님을 영어로 구분한다면, 뭐 번역으로 사용하긴 그렇겠지만, Yoon TEACHER (윤선생님), Yoon Teeeacher (윤쌤), teeeeeacher (선생님) 정도가 될 거 같습니다. 영어는 친근한 관계에서 yeeeeeees, wooooooooow처럼 오히려 길고 늘여서 다소 귀엽게 말을 하지만, 한국어는 길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짧게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짧게 하는 거랄까요. 물론 영어도 yep처럼 짧게 표현하면서 친근함을 표현하기도 합니다만, 윤선생님, 윤쌤, 선생님에서는 늘리는 게 맞는 거 같네요. ^^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을 수 있는데 소리 자체에서 주는 귀여움이 있어서, 한국인들에게 "선생님" 이 소리는 다소 혀 짧은 소리 비슷해서 아이들이 귀엽게 내는 소리와도 흡사하고 (애들이 발음 안 될 때 혀 짧은 소리 내는 그런 거 비슷함, 가령 어린애들이 "나 밥 먹었어", "배 고팠어" 등등 이렇게 말하는 그런 거랄까요) 그런 어떤 소리 자체에서 주는 느낌이 한국어에 자주 이용되긴 합니다. 아마 영어에서도 어린애들이 하는 이상한 발음을 귀엽게 표현하는 대화 같은 게 있을 텐데, 그 맥락에서 한국인들은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 소리를 활용한다고 보면 되겠고, 번역은 어떻게 할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보면 이런 경향은 일본어에도 있고 중국어에도 조금 있긴 한데, 아마 영어도 있을 듯은 한데, 제가 영어는 소리 그 자체로 듣기에는 이미 의미가 들어온 터라, 소리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여하튼, 영어나 불어도 분명 아이처럼 발음하고 그걸 귀여워하거나 친근하게 느끼거나 하는 정서는 있을 겁니다. 최소한 연인끼리 아이처럼 말하는 건 (혹은 말을 늘리거나 줄이거나 발음을 과장하는 등) 외국에도 있으리라 생각해요. ^^ 가령 불어로 인사말인 Salut를 saluuuuuuut 이렇게 발음하면서 어떤 정서를 표현하는 거죠.


지금은 개인적인 여러 일로 너무 바쁜데 ^^ 시간이 나면 진짜 온갖 언어들만 제대로 배워보고 싶긴 해요. 그리고 모국어를 잘하는 건 외국어를 잘하는 지름길입니다. 모국어를 그 자체로 느끼면 외국어와의 갭이 보이고, 그 갭을 바탕으로 외국어를 인지하면 억지로 암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단어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외워야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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