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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이성은 나이나 외적 조건은 보이지 않죠

그러나 오히려 그 성숙함으로 인해 연애가 힘들 겁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_Q7 iHDaaZS4? si=EMisJ2 oayqrvwJA_


통상 일반적이지 않은 사연을 듣다 보면 누구나 사연자의 사정을 먼저 보게 됩니다. 이성과의 24살 나이 차이도 그렇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본 경험도 거의 없고, 그럼에도 병간호를 할 수 있을 것 같을 정도의 어떤 강한 감정을 갖는다는 게 일반적이라면 쉽게 일어나기 힘들다 보니, 사연자에게 어떤 결핍이나 부족, 혹은 환상이 있는 게 아닐까를 먼저 보게 되는 거죠. 때문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사연자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대화를 듣다 보면, 상담자에게 딱히 문제나 결핍이 있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생각이 될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분히 정상적이고 nt 특유의 직관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 이런 비현실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정도라면, 아마도 그 상대분이 일반적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젊고 아름다운데 성실하고 정직하기까지 한 청년이 드문 것처럼 (젊고 아름답고 열정적인 청년은 비교적 많지만, 성실하며 정직한 가치적인 면은 성장하며 터득하는 거니까요) 나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성숙한 어른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어른을 보면 20대의 나이에 충분히 그런 감정이 생길 수가 있는 거죠. 솔직히 저는 20대나 30대에 한심한(^^;;;;;) 어른들을 너무 많이 봤어서, 만약 그때 어떤 성숙한 어른이 있었다면, 저도 같은 감정을 가졌을 거라 보고요.


저도 20대에 처음으로 매장을 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다소 위법적인 조언이긴 했으나 제가 잘 모르는 어떤 분야를 거침없이 조언했던 한 사장님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이 분은 유부남이고 이성적인 감정은 물론 아니지만) 따라서 지금 제가 50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20대 혹은 30대 초반을 생각하면 인생에서 가치관이나 어떤 방향성이나 이런 부분이 훌륭한 사람들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아마 저도 그런 분을 만났더라면 앞서 언급했듯이 나이나 외적 조건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가 <밀회>라는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잘못된 이유가 나이와 직업적 성취, 체면을 넘어서서 아무리 20대 남자 주인공을 이성을 잃고 사랑했다 하더라도, 해당 남자 주인공이 가난 속에서 불안하게라도 천재로 자랄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혼하지 않은 채 자신의 불륜남으로 만들어 경력 시작 초반을 씻기 힘든 염문설로 덮게 한 부분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지금 사연자분도 아마 상대방 남성이 <옳다구나, 역시 나는 젊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어> 라면서 바로 감정을 받아줬더라면 반대로 물러섰을 것으로, 오히려 이렇게 자신에게 신중한 모습에서 더 신뢰가 생기는 거겠죠. 덜컥 감정을 받아주고 철 없이 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보다 더 관계에 신중한 모습에서 안도감도 드는 거고요. ^^


그리고 이 정도 판단이 가능한 nt 여성에게 선망에 가까운 감정을 갖게 할 정도라면 해당 남성은 아마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신뢰도가 높을 겁니다. 사람 보는 눈이 다 제각각인 거 같아도 또 그렇지도 않아요. 내가 봐서 괜찮다 싶으면 생각 보다 주변에서 같은 생각을 합니다. 반대로 내가 봐서 이상하면 또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흔합니다. ^^ 지금 24살 나이 어린 여성이 좋아하는 감정을 갖는다는 관점에서 이 남성을 보니까 기괴해 보이는 것일 뿐, 사연자님이 자신의 사연을 풀어놓는 수준에서 봤을 때, 이 남성도 그 나이에 맞는 수준의 성숙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다만 이런 경우, 이런 분들은 가치관의 수준이 다소 높을 수가 있습니다. 즉 사연자님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그런 감정이 부담스럽거나 이런 차원이 아니라 다소 다른 가치를 추구할 가능성이 큰 거죠. 게다가 돌싱이면 결혼에 대해 대단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이런 여러 삶에서의 경험, 그로 인한 강한 자기주장,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관 등등이 사연자님과 연애로 이어지기에는 충돌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고 (예를 들어 돌싱이 처녀와 결혼하는 건 좀 이기적이고 추하다는 그런 내적 반성이 강하다거나 등등), 이 지점을 해소하면서 접근하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텐데,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0대나 30대 그 불안한 시기에 이런 어떤 성숙한 어른을 만나보고 싶었었고 옆에서 그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제 방향을 잡아보고 싶었었으나 그럴 수 없어서 너무 방황을 했었기 때문에, 꼭 이성적으로 연애하고 결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인생의 지향점을 위해서 가볍게 만남을 갖는 것 자체로 시작하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24살 나이 어린 여성과 이성적으로 어떻게 하는 남성이라는 프레임을 해당 남성분이 싫어할 수가 있는데 계속 그 지점을 공격하면 아마 그 남성분은 더 불편함을 느낄 겁니다.


예외적으로 인간관계나 이성 관계에 아주 능수능란해서 상담자님을 소위 말해 달아오르게 하는 고도의 수법을 사용하는 남자 (여자도 있겠죠)라는 위험한 예는 제외했습니다. 결국 그런 남자라는 걸 알게 되면 상담자님 정도면 어차피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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