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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뒤 상대를 무너뜨릴 약점이 당시에 효과가 없다고

by 이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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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폭을 좀 하자면, 15년 이후에 공개가 됐을 때 행복해진 가해자들이 무너질 정도로 확실한 학폭 증거가 있다면 이미 그 가해자들이 학교 내외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았을 거라, 굳이 증거를 15년 뒤에 공개하지 않아도 학폭위 결과 공개만으로 그들의 행복은 불안해지지 않을까요?


증거가 확실하다면 학폭 결과로 이미 입증이 될 터라 굳이 그 무거운 하드를 15년간 보관할 이유는 없는 거 같고, 증거가 확실했는데 학폭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학교가 부패했거나 학교 관계자들이 보기엔 피해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봤거나, 마지막으로 피해자 본인이 확실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나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은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공개하면 그걸 왜 이제 와서 공개하냐는 비판도 생길 수 있어서,


결국 가진 증거가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시는 죽을 것처럼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직접 맞서 다투거나 그냥 털고 내 갈길 가지 않으면 단순 공개로 얻을 이익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억울하면 그렇게라도 증거를 갖고 있어야죠. 저도 억울하게 패소한 사건은 영수증 하나 못 버릴 때가 있긴 한데, 그냥 이건 나 스스로에 대한 방어가 아닐까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폭 가해자라도 선량한 시민으로 다시 나쁜 짓 하지 않고 성실하게 산다면 다시 한번 사과를 받고 (그런 사람으로 성장했다면 자기 잘못을 사과하겠죠) 본인 갈길 가는 게 남는 장사 같습니다. 누군가의 피해자로 인생을 종결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까워요. 그들은 사과하고 잘 먹고 잘 살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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