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자가 쿨~하게 만나면 남자도 그렇게 만납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U-H-bCNKFEo? si=tdcg8 Ae9 CSPBDCAA


1)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라 댓글을 달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지를 조금 알면 사연자들의 마음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답니다. 우선 급속도로 연인처럼 관계를 진행하는 경우에 여성이 취하기 쉬운 태도는 <나는 쿨하다~>는 겁니다. 이틀 만에 몇 개월 사귄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모든 행위를 하는 이면에 이 쿨함을 상대가 인정해 주길 바라는 기대가 있는 거죠. 따라서 남성은 이 부분을 그대로 이용(?)합니다. <우린 쿨~ 한 사이야>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


따라서 해당 남성이 이틀 만에 사귀고 두 달 만에 헤어지자고 했을 때 아마도 사연자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며, 이제 와서 쿨~한 자신은 자신이 아니었다고 하기에는 스스로 또 불편감이 드는 거죠. 이런 남자들은 쿨~한 여성들을 찾아다니고 이에 대해 딱히 불편감을 갖지도 않습니다.


사연자님은 해당 남성과 짧은 연애 중 나름 만족을 했거나 (만족하지도 않았는데 두 달이나 사귀고 헤어졌다고 고민을 토로하진 않겠죠) 했을 터라, 남성 스스로 이 연애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느낌 없을 겁니다. 심지어 이런 남성은 주변에 여성이 없어지면 다시 찾아와서 예전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며, 그렇게 몇 년 세월을 그런 남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여성들이 종종 있습니다.


파트너도 아니고, 여사친도 아니고,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안 사귀는 것도 아닌, 그런 관계를 서로 헤어졌다, 만났다, 하면서 이어나가는 거죠. 이런 사연들 방송에도 가끔 나오더군요. <내가 도대체 그 사람에게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지난 몇 년 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다> 이 지점에 이를 때까지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요.


헤어지고 뭔가 안 잊히고, 짧은 연애지만 미련이 남거나, 반대로 내가 이용당했다는 불쾌감이 들 수도 있는데, 연인 관계라는 게 항상 좋은 기억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고, 불쾌감, 굴욕감, 비참함 등을 느끼게 한 것을 회복하기 위해 집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 본인은 모릅니다.) 만약 계속 만날 거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다음에는 쿨~하게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 아니면 진짜 쿨~하게 덮고 만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불쾌감이든 만족감이든 뭔가 남은 사람이 끌려가게 됩니다, 헤어진 이후에는 말이죠. ^^


2) 남자친구가 결혼 얘기를 꺼냈을 때 바로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얘기가 나왔는데 10개월 간 아무 얘기 없다가 느닷없이 꺼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그건 그냥 계획이었고 당장 실천할 수는 없어>라고 말이 나오죠.


가령 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면 당연히 10개월 간 인강도 듣고 토익 시험도 보고 어쩌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울 것이며, 이 계획이 실천되면서 공무원 시험 합격률도 높아지듯이, 결혼 얘기를 남자친구가 꺼냈을 때 바로 결혼식장도 알아보고, 날짜는 어떻게 할지도 보고, 여행은 언제 갈지도 보고, 신혼집은 어디로 구할지도 보고 했어야 되는 거랄까요?


여자 입장에서 뭔가 이렇게 하는 게 치사한 것 같아서 망설여진 건 이해하나, 그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진짜 결혼 의지가 있다면 행동이 달랐을 거고, 어떤 면에서는 남자친구의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었던 거라서, 그까짓 치사함이야 딱 눈 감고 <결혼하자는 게 진짜인지> 알아는 봤어야 되는 거죠.


남자친구가 상담자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의리라거나 주변 시선 때문에 헤어지자고 말을 못 해서, 결혼을 빙자해 상담자 스스로 헤어지자고 말하게 유도한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런 여러 경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일단 놓친 거고, 어차피 놓친 거 그냥 놓아주는 게 나을 겁니다. 오히려 상담자가 아무 일 없이 자기 할 일 해야 혹시 다시 (상담자님이 마음이 돌아셨다면 할 수 없으나) 올 지도 모르겠고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통령 후보 시절 문제가 임기 시절 폭발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