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IPKU3 ZXvqvY? si=A_HXI5 OANkLk2 XlS
저는 곧 50세이니까 연애 시장에서는 이미 벗어난 사람으로서 ^^;;;;;; 자격이 안 될 수도 있으나 요즘 연애에 고민인 분들이 많은 거 같아 설명을 좀 하자면, 20대에서 3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결혼 트렌드의 변화를 직접 봤을 때, 극심한 움직임이 있긴 합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후반이 됐을 때만 하더라도 제 동기 중 괜찮은 애들 (뭐 좀 예쁜 애들이라고 해야겠죠) 중 결혼을 안 한 친구는 없었고, 30대 초에는 웬만한 친구들은 거의 다 갔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보다 어린 친구들을 서서히 만나다 보니까, 30대에도 결혼을 안 한 친구들이 상당히 늘어나는 걸 봤고, 지금은 심지어 40대 초 반 산모와 20대 산모 비율이 비슷한 지경에 이르더라고요. 결혼 자체가 정말 늦어진 거죠.
제가 대학을 다닐 때 여성학이나 (이러면 또 페미니즘 원망을 하겠지만, 해방 신학이나 여러 다양한 인권 운동이 들어오던 시기라고 보시면 되고요) 여러 운동이 일종의 멋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저는 아니나, 여하튼 제 세대가 X세대, 오렌지족 이런 거거든요), 연애를 하면 결혼으로 이어지는 가부장적 구조와 체제에 반발을 가진 청년들이 많았고, 노래로 보면 <아주 오래된 연인들> 같은 가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즉 사회 분위기는 여전히 20대에는 결혼해야 된다 이랬지만, 한편으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 이랬던 거죠.
제가 대학을 갔을 때부터 (이전 세대보다는 90년대에 대학을 들어간 제 세대 여성들이 대학이나 이런 부분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죠) 여성들이 대학을 나오거나 하는 비율도 상당히 늘면서, 사회 진출도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사회 기반 시설은 여성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보니, 직업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선배들의 아우성이 들리기 시작했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육아하고, 직장 생활까지 해야 하는 데 따른 여성들의 피해 의식(?)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 당시 웬만한 커뮤니티에는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그리고 결혼 생활을 병행함에 있어 극도의 후회가 생긴다는 글들이 상당수 토로 됐었죠. 가부장적 분위기가 어정쩡한 상태로 있으면서, 여성들이 전업주부로서 남성들에게 완전히 경제적인 걸 의지할 수도 없고, 생활 수준은 높아지고, 여성도 근로를 해야 하는, 즉 맞벌이를 하면서도 남성들이 집안일이나 육아를 하지 않는 일들도 있었고, 여성들도 경제권을 갖다 보니까, 굳이 결혼을 유지해야 하나 고민이 많던 시기를 지나게 됩니다.
그리고 2000년대 중후반부터 취업 시장이 조금씩 얼면서 (1998년인가? IMF 생기고부터 사실 조금씩 얼긴 했는데), 그리고 맞벌이 가정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어떤 풍설이 생기면서, 취업이 아닌 <돈 많고 안정적인 남자와 결혼해서 직장을 안 다니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게 낫더라, 육아, 직장, 결혼 생활 다 잘하려다 몸만 축난다> 이런 어떤 흐름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취집이라는 용어도 막 생기죠. ^^;;;
따라서 지금 시점의 결혼 혹은 연애 시장을 보면, 앞선 가부장적 구조가 여전히 한국에 만연하고 여성을 억압한다는 생각에서 결혼과 연애 자체에 반발하는 비혼주의 (다른 이유도 있겠으나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와 일과 결혼 모두를 잘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결혼 자체가 늦어지는 여성들과 애초에 결혼을 목적으로 젊고 예쁠 때 좋은 남자를 만나려는 움직임이 공존한다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여성들이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 건지를 스스로 결정한다기보다는, 어떤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다 보니까, 사실 자신은 외로웠고 행복한 가정을 갖고 싶었는데 비혼주의자인 채로 지내다가 문득 결혼을 하고자 하나 나이가 상당히 많아지면서 주변에 마땅히 결혼할 상대가 없다거나 (제 관찰로 봐도 괜찮은 남자가 30대 중후반까지 결혼 안 한 경우는 아주 드물더군요),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안정적인 생활과 함께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었지만 막상 일과 결혼 모두 원만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은 생물학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뒤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고민이 되기도 한다는 거죠.
다만 한 가지 첨언을 하자면, 과거에는 아이를 많이 낳아서 가능하면 많이 살리는 방향이었지만, 지금은 많아봐야 2명 이상이고 3명만 낳아도 주변에서 놀랄 정도라 (제가 대학 다닐 때도 거의 대부분 자녀가 2명이나 3명 정도였으니까) 가임 기간에는 출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40대 초반까지는 결혼이 가능해진 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많이 낳는 것보다는 1명이나 2명을 낳아서 제대로 키우는 게 사회 분위기이므로, 가임이 가능하다면 결혼을 할 수가 있어진 거죠.
그리고 남성들도 어리고 예쁘기만 한 여성과 결혼해서 얻는 이익 이상으로 나이가 좀 있더라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지금의 결혼 시장은 그 불확실성이 오히려 다소 커졌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즉 20대의 젊고 예쁠 때 <좋은 남자가 있으면 얼른 결혼하겠다>는 생각과 <커리어를 쌓아서 원하는 수준의 남성을 만나야겠다> 이런 의사가 공존하는 거고, 때문에 <좋은 남자>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거 같으면 망설이는 시기가 늘어났다 이렇게 보는 거죠. <내가 만나는 이 사람이 맞을까?> 이런 고민을 요즘 청년들이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
지금 사연자를 보더라도 남자 쪽이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딱히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다소 납득이 안 가고, 이해가 안 가고, 내 애정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로 헤어진 거고, 남성 쪽도 아마 비슷한 이유로 뜨뜻미지근한 연애를 한 것으로 보이고요. 서로 미적거리는데 서로의 본모습을 볼 수 없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그런 만남이나 연애가 다소 많아진 것 같아서 댓글을 드렸습니다.
일단 결혼이 목적이라면 선택권이 가장 많을 때 결혼을 우선순위에 두는 게 맞는 거 같고요 (아무래도 30대 초반 까지겠죠, 그 이후에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없습니다. ^^;;;;; 이러면 또 진짜 남자가 없는 게 아니라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없는 거겠죠,라고 비판을 하겠지만, 여하튼), 결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이런 식이었다가 30대 중반 넘어서 출산도 어려워진다는 급박함이 들 때 두려움 속에 서둘러 결혼하려다가 후회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40대에 힘들게 출산해 놓고는 막상 아이 버리고 이상한 결정하는 여성들 기사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거든요. 또는 일에 매진하다가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아이가 없어서 후회된다> 우는 모습도 안타깝고요. 한 마디로 방향을 잘 결정해서 이 정도 나이에는 결혼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그 시기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이성이 있다면 결혼하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아니면 깨끗하게 마음 비우고 좋은 일 하면서 살던지요. 자녀가 없으면 노후엔 좋은 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방법이거든요.
여하튼 말씀하시는 것처럼 결혼과 연애에 있어 여성에게 나이는 치명적인 부분이긴 합니다만, 요즘엔 많이 낳는 건 아니니까 그 부분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능력 남들이 어린 여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역사 속에서나 지금도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심지어 프랑스 대통령도 20세 연상 여인과 아이 없이 살고 있고 과거 왕들 중에서 연상과 연애하는 경우 제법 있었거든요. 다만 확률적으로 연하를 선호하는 건 맞으니까, 희소한 가능성에 걸기보다는 일반적인 평균에 의지하는 게 안정적이긴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