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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도움을 요청 못해서 나쁜 결론도 나오니까요

남자친구가 말을 안 하면 재촉보다는 눈치로 알아챌 필요는 있어요

by 이이진

https://youtu.be/kGH-Wu-wWbM? si=VtVbOIkx1 Mwz6 Piw


힘든 일이 있는 걸 말은 안 하는데 만나도 시큰둥하고 어딘가 다른 데 정신(^^;;;;) 팔린 느낌이라 여자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긴 한 거 같아요. 딱히 물어보면 답은 안 하는데 만나자고 해도 완곡하게 거절하고 시간도 도통 없고 하니까 여자들이 <혹시 바람 피나?> 의심이 들면서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있다는 거죠. 차라리 이럴 땐 속 시원하게 말해주면 좋겠는데, 분위기가 뭔가 바뀌었는데, 남자친구가 말을 안 하니까 답답해하던 주변 애들 좀 봤거든요.


이 경우 좀 냉정한(?) 남자들은 사실을 잘 털어놓지 않은 채 여자친구가 온갖 짜증 내는 걸 묵묵히 들어주다가 혼자 마음 정리하고 헤어지자고 하기도 하고 (이 정도 분위기도 감당 못할 여자라면 사실을 말하면 떠나겠다), 결국 털어놓을 때쯤엔 상당히 심각한 경우라 여자친구 선에서 해결할 수 없다 보니 결국 헤어지는 게 낫겠다 생각하는 것도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여자친구에게 말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말을 안 하게 된달까요?


그래서 신기하게 로맨스 스캠 범죄 저지르는 남자들의 공통점이 너무나 로맨틱하게 여성에게 접근한 뒤, 작게는 수백만 원 혹은 수 억의 돈이 필요한 아주 힘든 상황을 여자친구나 부인에게 아주 적절히 잘 털어놓는다는 거고, 의외로 여성들이 이들을 위해 대출까지 받아 돕더라는 거죠. 뭔가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도 재주가 아닐까, 이런 사기꾼들 보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덧붙여서 연애를 시작하기 위해 다소 무리를 했던 남자들이 연애가 중반에 이르면서 뒷감당이 안 되니까 말을 안 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아서, 결과적으로 여자친구와 나눌 수 없는 어떤 어려움에 처한 상황 자체를 남자 스스로가 초래한 경우도 있는 거 같습니다.


연애 시작 즈음에야 당연히 서로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면 좋고 그렇겠지만, 관계가 발전하면서부터 오히려 어려움을 나눌 수 없는 관계로 점차 접어들기 시작한다면, 남자 스스로 <이 관계는 뭔가 잘못됐다> 자각하면서 방향을 바꿔나가는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거 같고, 여성들도 연애를 시작하기 위해 다소 무리했던 남자친구가 약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범죄에 연루된 게 아니고서야 같이 해결할 수 있을지 찾아보면 좋겠죠.


아주 가끔 남자들 중에 이게 너무 심해서 거의 완전 파산 직전에 이르도록 가족이 전혀 모르게 하다가 결국 가족과 안 좋은 선택을 하는 분들도 있긴 하거든요. 직장을 그만두고도 양복을 입고 그대로 출근하다가 결국 현실이 공개될 거 같은 시점에 부정적인 결론에 이르는 분들이요. 결혼까지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적당하게 약한 모습, 인간적인 모습,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심지어 남자들 중에는 사회에도 도움 요청을 안 하고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결론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혼자 해결 안 된다고, 주변과도 단절하고, 결국 사회와도 거리를 두면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이 실패를 했을 때 이렇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말씀드렸습니다. 도움 받는 과정은 당연히 자존심이 상합니다. 가족이 도와줘도 싫은 소리 엄청 해요. 이걸 극복 못하고 부정적으로 가지 않도록, 도움을 받는 연습이 필요한 분들이 있긴 합니다.


근데 주제가 괜찮아서 그런가, 유독 제가 여기 와서 댓글을 많이 다는 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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