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를 떠나, 개인적으로는 눈빛이 상당히 신기할 정도로 차가운 배우라는 느낌을 받곤 했기 때문에, 마약 혐의가 불거졌을 때 이렇게 차가워 보이는(?) 사람이 마약을 하고 이성을 잃을 정도가 된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더군요. 통상 마약을 하거나 술에 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도 이성을 쉽게 잃지 않거나 혹은 그러한 기운을 빌려서라도 특정한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상당히 풀어진(?) 괴이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이선균 배우가 그렇게 되려는 성향이 있다는 게 저한테는 대단히 의외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마약 관련 사건으로 연일 보도되고 술집 여성이랑 어떻다 저떻다 해도 한 번도 제대로 된 기사를 찾아 읽은 적도 없을 정도였죠. 그래도 워낙 많은 곳에서 보도를 하고 있어서 전혀 안 볼 수는 없었지만 말입니다.
저는 다른 가수 마약 사건에서도 얼핏 언급했지만, 마약에 대해서, 제조 또는 유통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중독에 이를 정도가 아니고서야 치료가 우선한 질병의 하나라고 보는 입장이고, 지금과 같이 마약에 대한 수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경우 가뜩이나 과밀한 감옥만 부담이 될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진즉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선균 배우가 마약을 했건 안 했건 상관이 없었고, 다만 마약을 했다면 처벌 받고 치료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술집 여자 문제도 부인이나 가족이 보듬어 주면 될 일이거나 부인이 받아들여 줄 수 없다면 처벌이 결정되고 이혼하거나 그에 따른 배상을 요구하면 되는 일인 거죠. 이 부분에서는 물론 성매매 처벌법이 해당될 수도 있긴 하겠으나, 일차적으로는 가족 그리고 누구보다 부인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봤습니다. 부인이 못 견뎌하면 그걸로 결정될 문제이지 제 삼자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 거죠. 물론 화목한 가정을 가진 한국 대표 배우로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이미지를 감내해야 하는 개인 몫은 남긴 하지만 말입니다.
요즘 연예계와 온 세계 모든 매체에 가족 생활을 공개하는 광풍이 몰아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가정적인 모습과 온갖 사연을 방송에서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바람 앞에서 누구에게도 나타내지 못 한 사생활이 갑작스럽게 공개될 경우 가해지는 엄청난 비판은 스스로를 공개한 연예인과 개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에게 고통을 받아 이를 공개하는 경우에도 비판을 받는 가족이 또 그에 대해 비판을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그렇다고 아무 갈등이 없는 것처럼 화목한 모습만 보이다가 이렇게 뭔가가 터져버리면 하루 아침에 가족 자체가 와해될 수가 있으니, 모쪼록 가족 관계를 내외적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들은 신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할 텐데, 죽을 마음으로 잘못을 하면 안 되겠지만, 혹시 모를 그 때를 생각해서 가족을 공유하는 게 나을지 잘 생각해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료가 있는 날, 거기 또 장례식장이 꾸려졌다는 소식을 이제야 들어서, 어떻든 마약은 중독되거나 범죄에 악용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권유, 제조, 판매하지 않으면 다른 범죄와는 다르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서 글을 씁니다. 이런 식으로 자꾸 연예인이나 기타 인물에 대한 지나친 마약 수사가 빈번해진다면 저도 또 도울 일이 없을 지 그런 생각까지 드는 데요. 그나저나 녹취록이니 문자니 그런 것들을 유튜버들이 어떻게 얻는 건지도 참 이상할 노릇이네요.
모쪼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