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 상담 방송에 나왔던 내용에 대한 댓글을 옮겨 옵니다. 상담자의 아들이 미국 좋은 대학에 입시를 치르고 있는데 학비가 너무 높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아들 학비를 지급하고 나면 자신에게 너무 많은 빚이 생기기 때문이었죠.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아래와 같은 글을 보냅니다.
통상적으로 자녀 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불사하는 가정 내 주부들은 (혹시 일을 하더라도) 주변에 이를 인정받아야 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를 성공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자아를 성취하려 하며 또한 주변에 이를 자극하는 사람들이 있는 편입니다.
일단 아들이 미국 항공대 원서를 제출한 사실 자체는 과감한 도전이므로 칭찬받아 마땅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부담부터 지나치게 갖은 채 반대부터 하는 것은, 장차 아들이나 본인 미래에 좋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아들이 붙는다고 해도 아빠가 반대했다며 섭섭해할 것이고, 떨어졌다고 해도 아빠가 부담을 줬다며 불만을 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합격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자신이 어떤 부담을 가질 것인지부터 생각하는 아버지의 반응을 보면, 지금까지 아들에게 칭찬과 격려보다는 우려와 걱정을 많이 표현했을 것으로 생각이 되며, 이러한 경향 때문에 아들 또한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들이 어떤 것이든 새로운 시도를 하면 일단 그 자체로 인정해 주고 격려해 준 뒤, 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토론해도 늦지 않습니다. 부모가 언제든 아들을 지지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또한 있다는 것을 아들에게 가르쳐왔다면 아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다소 권위적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해 줄 게 없는 경우, 자신들의 한계를 같이 인지하고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아들의 성취를 인정하지 않거나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 이럴 경우 아들의 정서 또한 불안해지며 원만한 인성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일단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아들에게 진짜 멋진 도전이라고 한 마디부터 해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재무 설계를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어차피 아들도 미국에서 살게 되면 스스로 재무 설계를 해야 합니다. 새로운 언어, 관계뿐만 아니라 학업적 성취도 이루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경우 유학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미국의 각종 장학 제도, 한국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향 같은 것들도 같이 알아보고 학비를 어떻게 충당하여 갈지 등을 논의해 보는 과정에서 아들 스스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부인 같은 경우는 주변에서 주는 압박으로부터 좀 자유로워지라고 말씀을 드리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부인이 대상으로 삼는 가정도 분명히 내부에는 나름대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잘해왔고 이 정도도 아주 잘한 것이며 우리는 자식의 지지자일 뿐 당사자는 될 수 없고 언제든 우리 둘이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부인에게 말씀드려 보십시오.
이렇게 진심을 다해 입장을 여러 차례 설명함에도 불구하고 부인과 아들의 저항만이 너무나 거세다면 일부분은 지금까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믿음을 얻지 못했음에 대한 근거입니다. 오히려 아들의 유학을 계기로 더 심각해질지 모를 갈등이 미리 드러났다고 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가족 상담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