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얼마나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봤나, 기억도 안 날 겁니다.
https://youtu.be/p8 pvwhSTR8 Q? si=EMZAWpOMNZ97 F68 p
예전에 어떤 모임 비슷한 거에서 어떤 분이 어떤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00 씨는 처음 보면 모르겠는데 (소위 말해 평범한데) 말씀을 하면 뭔가 주목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저는 그때 이 말을 듣고 외모가 중요하긴 하지만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했을 때 진정성이랄까, 그런 게 보이는 사람은 외모가 안 보인다는 걸 배웠죠.
실제로 저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에야 예쁘고 잘 생긴 외모가 눈에 보이긴 하지만, 결국 저에게 어떤 가르침이나 도움이나 호기심이나 혹은 반대로 미움을 줬던 사람이 기억에 남을 뿐, 예쁘다는 자체 혹은 섹시하다는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되더라고요. 아마 제가 딱히 연애 감정으로 만났던 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모든 예쁘고 섹시한 사람과 어차피 연애할 것도 아닌 바에야, 여하튼, 크게 의미 없더군요.
사실 현대 사회가 되면서 가히 익명의 누군가로 살아가는 일이 많은 대중 입장에서 일단 외모가 아름다우면 당연히 누군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면서 순간이나마 익명의 한 명에서 <예쁜 사람>으로 불릴 수야 있겠으나, 다들 지나가면 그뿐이라, 예쁘다거나 젊다거나 아름답다는 건, 그걸 직업으로 하지 않는 한에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요즘에는 젊고 예쁜 걸로 직업을 삼는 분들이 생긴 것이고, 이 때문에 젊고 예쁜 것이 일종의 붐을 일으키고 있긴 하나, 전에 어떤 댓글에도 적었지만, 이제는 이런 분들도 너무 많아서 젊고 예쁜 것만으로는 주목을 끌 수 없어서 기괴해지는 것도 같고, 아마도 이 영화가 그런 맥락에서 다뤄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인스타에 넘쳐나는 그 예쁘고 젊고 섹시한 사람들을 대중은 그저 소비할 뿐이고, 어떤 면에서 그런 소비의 대상이 되는 것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니긴 하죠.
젊어서 예쁘고 아름답고 섹시한 그런 외모 때문에, 연애가 더 쉽다거나, 남자들이 뭔가를 잘 사줬다거나, 여자들이 먼저 다가왔다거나, 외모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직업 등을 쉽게 구하는 이점이 없다고야 할 수 없겠지만, 오히려 이런 이점으로 나름 편하게 살았던 사람일수록 나이가 들고 아름다운 외모가 사라지는 것에 집착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이런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던 사람일수록 성형이나 미용에 집착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긴 한 거죠. 유명 배우들이 성형으로 무너지는 모습이 자주 보이듯이요.
이 영화에서 데미 무어의 직업도 결국 아름다운 외모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명성과 돈과 성공을 가져다준 그 외모를 포기할 수 없어서 기괴한 결정에 이른 것으로 봐야 하고, 문제는 이런 행태가 일반 대중에게까지 급속도로 퍼진 그런 것들일 텐데....
여하튼 저는 나이가 들면서 원래도 그렇게 좋았던 건 아닌 체력이 좀 더 나빠진 그런 것들과 보통이긴 하나 그래도 깔끔은 했던 외모를 비롯한 여러 잃어버림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는 젊었을 때 뭔가를 꼭 해야 한다는, 뭔가를 빨리 이룩해야 한다는, 주변에서 뭔가를 해내는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혼자 불안해했던, 잠시라도 쉬게 되면 뭔가 도태될 거 같은, 그런 어떤 압박감에서 벗어난 면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즐겁게 뭔가를 하는 모습을 <아, 그렇군, 요즘엔 저렇게 하는군>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뭔가 그런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패턴들을 조금 떨어져서 보는 재미들, 그런 것들 때문에, 한 편으로는 나이 듦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우울감과 함께 또 그런 이유로 자유로울 수 있는 즐거움도 동시에 즐기고 있죠.
오늘 길에서 얼마나 많은 젊고 예쁜 사람을 봤나 생각해 보면, 아마 그렇게 기억에 남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은 예쁘고 잘생기고 그런 것보다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고요. 또 좋은 사람은 기억에 잘 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