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돌아온 지원입니다.
그동안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우선 저는 저번 글과 이어서 재발한 우울증의 상태에서 더 나아지고자 매일매일 노력을 하고 있어요. 나아지기 위한 아둥바둥 작은 시도들, 그 밖의 변화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은 개인적인 일부터!
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인 관계 측면에서 털어놓는다는 것, 소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조금씩 실천하고 있어요. 가족들에게 저의 상태와 우울증을 드러내는 것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엄마가 저와 함께 우울증을 공부하고 관련된 책을 사서 함께 읽자고 보내주시기도 하구요. 남자친구와도 꾸준히 대화하며 솔직한 상태를 이야기하고 나누어요.
처음부터 드러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나를 드러내는 연습을 하면서, 우울증을 겪는 이 상황을 함께 나누어주고 같이 걸어가주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또한 지난 일주일간 친구들에게도 솔직한 마음과 저의 상태를 꺼내보이는 노력을 했어요. 저는 친구들을 아주 사랑하지만 늘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각자의 일터나 환경, 지역이 다르다보니 몇 개월에 한번 씩 볼 수 있는데다가 연락도 평소에 잘 안하는 스타일이다보니까 물리적 거리와 더불어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 시기에 더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힘들 때 털어놓기를 어려워하고 사람들을 밀어내려는 제 성향이 더해져, 이렇게 힘든 순간마다 주변 사람들과 멀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인형이 되곤 했습니다.
어느 날 카페에서 겨우 할 일을 하는데 마음이 너무 불안한 거에요. 옆에 있던 동생에게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더니, "불안한 마음에 대해서 글로 써봐" 라고 해주더군요. 그래서 뭐가 불안한지 10개 정도 써봤는데 대부분 인간관계에 대한 거였어요. 주변 사람들과 멀어질까봐 두렵다. 이런 걱정들.
불안한 마음들에 대해 글로 정리하니 보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거에요. 해결책도 찾을 수 있고. 그렇다면 친구들과 더 자주 연락하고 가까워지고 싶은 나의 마음을 진심을 담아 먼저 꺼내자.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자주 연락하지 못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에게도 그런 마음을 담아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 동시에 현재 상태도 계속해서 말하고.
말을 하고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답변들, 수용받는 느낌을 받으며 참 마음이 편해지고 좋았던 것 같아요. 우울증 자체가 힘든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이런 내가 주변으로부터 수용 받을 수 있을까? 거부당하지는 않을까? 싶은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용기를 조금씩 내어 나의 상태를 드러내고 친구들에게 계속 다가가기, 연락하기, 그런 노력들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두근두근
주변 친구들에게 참 고맙게도 진심을 보이면 그들도 제게 진심으로 응답해준다는 거였어요. 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또 나만의 착각이었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을 뿐 서로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히 있구나. 그런 안심들이 저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지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부정적인 생각들을 혼자만 품지 않고 주변에 꺼내어 놓기. 털어 놓기. 솔직하게 다가가고 응답 받기.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
어제 아빠와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에서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좋을 때만, 여유가 될 때만 친구를 만나고 보려고 하면 만날 수 없다는 거에요. 부모에게 효도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내가 직장에 다니면, 내가 큰 돈을 모으면, 내가 좀 더 여유가 되면 효도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부모님은 많이 늙어계실지도 모른다고.
친구를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하셨어요. 바쁘니까 안 보고, 내 상황이 별로니까 안 보고, 내가 할 일이 많으니까 안 보고, 이렇게 이유를 대다보면 결국 못 보고 멀어진다고. 그런 것들에 상관없이 내게 소중한 친구들에게 꾸준히 연락하고 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결국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오래오래 이어지게 만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저도 우울증이니까, 내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 연락하지 말아야지. 숨겨야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결국 그럼에도 연락해보고, 내 상태를 알리고, 그래도 만나고, 시간을 내고 마음을 낼 때 관계가 이어지고 마음이 통하고 결국 더 깊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게 관계란 참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주변 사랑하는 이들과 오래오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저부터 스스로를 더 드러내는 노력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칠게요! 모두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