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바라기] 2. 선인장
이제 진정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찰나
그림자가 되어 나를 가로막은 것은 선인장이었다.
몸을 한껏 치켜세우며,
다가오지 말라는 듯 가시를 곤두세운 모습들.
도망치는 법밖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곳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서로를 겨누는 것뿐이었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곪아 터져버린 나의 흉터는
끝내 괴물이 되었다.
이들은 이제 나를 내려다볼 만큼 거대해져
영원한 도피를 택한 사막을 지킨다.
그들의 철저히 계산된 뒤엉킴은
이곳을 더 기이하게 재단한다.
한 치 앞도 나를 내다볼 수 없도록.
'너를 피해 여기에 왔는데,
여전히 너는 내 앞을 막아 세우는구나.'
선인장은 날 반기지 않는다.
아니, 나를 반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