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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큐 Nov 24. 2023

회화의 인사이트

산뜻함과 무거움 사이에

오랜만의 그림 속 그림으로 빠져보기


우리는 일상에서 가끔 자신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때 자신을 비하하거나, 움츠려들어 무거운 마음을 가질때도 있다. 빠르게 털어버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림, 회화는, 취향에 따라서 전혀 일상에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아주 소수의 사람들은 그림으로 상상력을 펼치면서 위로를 얻거나, 생활의 지혜또는 영감을 얻어가기도 할 것이다. 그림도 또한 인생처럼, 무겁기도하고 산뜻하기도 하다. 쉘비와 샌디의 작업은 산뜻하고 가볍다. 

쉘비와 샌디는 캘리포니아의 감성을 미국의 대중문화로 끌어와 신선함을 보여주는 작가라고 한다. 어머니와 함께 했던 일상의 추억들이 그림으로 남아있다. 생산적 팝아트 이미지에 클래식한 장인정신이 깃들여진 작업.  디지털과 아나로그감성의 결합. 그리고 일상의 즐거움이 경쾌한 색상으로 표현되고 있다. 나자신도 우울할때 마트가서 기분전환을 하기도 했는데, 꼭 필요한 곳이기도하고 때로는 스스로에게 단축키를 눌러야하나 싶게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 삶을 이야기하는데 충분한 이야기거리를 함축하고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이 그림으로 그려져있고 주변 전시장의 분위기를 다소 가볍게 떨어내준다는 생각이 든다. 


<윌리엄 캔트리지>


회화의 인사이트 전시와 별개로 소장품전이 1층에 있었는데, 윌리엄 캔트리지의 우스꽝스러운 미디어 작품이 낯선 음향과 함께 보여지고 있었다. 장르는 드로잉 애니메이션, 스탑모션 프로세스인데,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사속 인권문제에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성장했다고 한다. 인권변호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고, "내 머리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어지러운 전시장이 사람의 머리속과 닮아서 좋다"라는 말을 하였다.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는 이유가 그속에서 자아를 찾고,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도 있다는 지점에서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찬찬히 4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소장품들을 다시 곱씹어 보았다.

앤디요더의 아버지의 신발! 어린시절 감초사탕이 맛있었을테고, 좋은일을 하면 칭찬 사탕으로 받았던 감초사탕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신발이 주는 포근함과 그 시절에는 거대하게 컸던 아버지의 신발에서 놀았던 기억으로 감초사탕 아버지 신발을 만들어 버린 작가의 재치.


서도호의 집! 브릿지 홈이라는 작품으로 언제든 집을 들고 다닐 수있게 접을 수 있는 가벼운 천으로 여행가방에 집을 가지고 다닌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 이방인으로 이사를 자주다니며 스위트홈을 갈망했던 그 순간의 기억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품.


한스옵드빅!의 희비극이 교차하는 스토리.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게 잠든 순간을 회색빛 정지장면으로 생인지 사인지 경계를 표현해서 행복도 불행도 아닌듯한 장면. 

Trust_yBa. 데미안 허스트의 자선냄비 작품. 믿고 자선기부를 하지만 그 기금은 실제로 불우한 이웃으로 돌아가지않고, 선순환이 되지않았던 시대상황을 작품속에 반영시킴.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는 여자아이의 쓸쓸하고 불안한 표정과 일치한다.


데이비드호크니의 3미터 넘는 대작. LA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그의 작품은 실존인물들의 모습을 담고있다. 수많은 시점이 하나의 이미지로 조합된 것, 한순간의 다시점. 의자를 작품앞으로 놓음으로서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하우스 #회화의인사이트 #그림속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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